세리머니 착각으로 시작된 페르난도 로드니(2014 AL 세이브 왕) 한국 방문기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페르난도 로드니(38).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구원왕(48세이브)이자 2012시즌 불펜투수로 평균자책점 0.60, 48세이브의 경이로운 성적을 거두며 사이영상 투표 5위까지 올랐던 시애틀 매리너스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다.
그런 그가 한국을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후원사나 광고 모델로 내한한 것이 아닌 순수 자비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왜 자비까지 들여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일까.
시작은 지난해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우승한 한국 유망주들의 한 동작 때문이었다. 리틀야구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짓고 1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의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그러나 이 세레머니는 로드니가 매번 세이브에 성공하면 짓는 특유의 '화살 세리머니'와 매우 유사했던 것. 우사인 볼트의 세리머니는 다소 평행적인 손동작이라면 로드니의 세리머니는 좀 더 하늘에 손을 뻗고 화살을 쏘는 시늉을 하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실제로 리틀야구 선수들은 우사인 볼트의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었지만 동작은 좀 더 로드니의 '화살 세레머니'에 가까웠고 이 소식을 접한 로드니는 "아이들이 내 동작을 취한 것에 매우 감사하다"며 "한국에 가서 그들을 만나 볼 것"이라며 감격해했다. 리틀야구 선수단은 로드니가 아닌 우사인 볼트를 따라한 것이지만 착각 덕분에에 로드니의 한국 상륙 작전은 그렇게 진행됐다.
로드니는 지난 20일 리틀야구 선수들을 만나 사인을 해주는 것은 물론 야구 클리닉을 개최해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날 모습은 일반 팬들에게도 공개돼 많은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은 직접가 로드니를 만나기도 했고 로드니는 자신의 '화살 세리머니'를 요청한 팬들에게는 흔쾌히 같은 동작으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비록 오해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로드니의 유쾌함은 리틀야구 선수들은 물론 그를 만난 팬들에게도 뜻 깊은 시간인 듯 하다. 메이저리그 내에서는 특유의 세레머니와 함께 구원왕을 따낼 정도로 한가닥하는 로드니의 특별한 오프 시즌 나들이는 그 어떤 메이저리거들의 겨울나기보다 더 뜻 깊고 즐거움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