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최근 경남 사천 서포면 자혜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원시 악어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세계적인 영국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의 주인은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 악어다. 18~24㎝인 발자국 길이를 근거로 추정한 이 악어의 몸 길이는 최대 3m다. 발가락은 4개인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화석에는 발가락 마디 흔적도 잘 보존돼 있다. 화석에 찍힌 발바닥 피부 자국은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 패턴과 일치한다. 이 원시 악어 발자국은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새 이름으로 명명됐다. ‘대형 바트라초푸스 원시 악어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이족 보행 원시 악어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건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지금까지 발자국이 발견된 모든 원시 악어는 네 발로 걷는 사족 보행 악어였다. 발가락 수와 마디, 발바닥 피부 패턴 등을 통해 이족 보행 원시 악어가 남긴 발자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발자국 화석은 자혜리 일대에서 수백점이 발견됐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개가 함께 발견되기도 했다. 이로 미뤄 이족 보행 원시 악어는 무리 지어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것으로 연구소 측은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