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썰빠



본문

‘악플’이 판치는 사회… 정의의 여신도 댓글 달까

  • 작성자: 테드창
  • 비추천 0
  • 추천 0
  • 조회 364
  • 2023.03.03

매사에 ‘정의’를 이야기하는 사람

누군가 비난하며 쌓인 불만 해소

악성 댓글은 싸구려 가짜 정의감

다양성 없는 획일적 사회 만들어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뉴스 댓글을 보면 ‘난장판’ 그 자체다. 자신만의 정의와 공정을 내세우며 상대를 공격하고 약자를 차별하며 혐오를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참교육’이라며 신상 털기를 하고 온라인으로 망신을 주는 ‘디지털 자경단’이 넘쳐나는가 하면 사적 제재로 정의를 실현하는 내용을 다루는 드라마들에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도 당연한 듯 일어나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은 동화책 속에서나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정의를 내세우며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일본 앵거매니지먼트(분노 조절) 협회 회장인 저자에 따르면 매사에 ‘정의’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의감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누군가를 비난함으로써 내면에 쌓인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거나 툭하면 정의를 내세워 세상을 심판하는 것이 일종의 정체성이 돼 버렸다면 바로 ‘정의감 중독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에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싸구려 가짜 정의감과 사명감에 불타는 경우가 많다. 악플을 다는 동안 그 불꽃은 격렬하게 타오르지만 성냥불처럼 금세 꺼지고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도 빠르다. 저자는 묻는다. ‘과연 그렇게 쉽게 잊히는 것을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정의는 소중하고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는 개념이며 금방 잊혀서도 안 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의라는 개념을 함부로 사용해선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몰아붙이는 경우를 떠올려 보자. 추궁하는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추궁당하는 쪽은 반론이 힘들어진다. 추궁하는 사람이 ‘왜 정의가 아닌지’ 수긍할 수 있는 타당한 설명을 내놔야 함에도 ‘그런 건 모르겠고 넌 그냥 정의롭지 않아’라고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말이다. 정의를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사람은 주장에 논리도 없으며 나이나 직책으로 아랫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갑질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저자가 우려하는 것은 정의감에 중독된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양한 생각과 성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획일화된 사회가 되기 쉬워진다는 점이다. 1930~40년대 일본, 독일, 이탈리아가 그들만의 정의라는 광풍에 휩싸여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는 점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한다. 샌델은 시종일관 ‘정의(正義)란 하나로 정의(定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를 이야기할 때는 날 선 분노와 감정 과잉을 내려놓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 역시 명확하다. ‘너는 틀렸고 내가 맞아’라든가 ‘네 생각을 반드시 고쳐 주지’라는 생각은 정의감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정의감에 불타 누군가에게 자기 생각을 강요하거나 훈계질하고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차분히 생각해 보자. 그러면 자기 생각을 기준 삼아 타인을 평가하는 ‘꼰대질’이나 ‘갑질’에 불과하다는 것에 얼굴이 빨개질 것이다. 물론 꼰대들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정보+썰빠



정보+썰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30255 피임약 복용, 유방암 위험 높아진다 (연구) 나비효과 03.24 273 0 0
30254 '밴드돌' 캐치더영, 데뷔 프로모션 스케줄러… 휴렛팩커드 10.17 289 0 0
30253 신예 최현욱, 이응복 감독 신작 '나도 반… 김무식 10.16 298 0 0
30252 네이버, 인디 뮤지션 지원 사업 '온스테이지… Mobile 10.17 298 0 0
30251 세븐틴, ‘2023 더팩트 뮤직 어워즈’ 대… 김산수 10.10 302 0 0
30250 아이허브, SSG닷컴에 공식스토어 오픈 Petrichor 07.24 308 0 0
30249 오늘부터 서울 시내버스 요금 300원 올랐다 계란후라이 08.12 320 0 0
30248 ‘데뷔 15주년’ 샤이니 Is back, 5… 세포융합 05.21 321 0 0
30247 한겨레문학상, 김희재의 ‘탱크’…심사위원 만… 쿠르릉 05.25 321 0 0
30246 김동률, 10월 4년만 단독 콘서트 “역대급… ABCDE 07.24 327 0 0
30245 모기에 물렸을 때...가려움증 줄이는 법 5 darimy 07.24 329 0 0
30244 우울증 환자 100만명 넘어…“너만 힘든 거… 자신있게살자 10.05 334 0 0
30243 아이폰15 내달 13일 국내 출시…6일부터 … Lens 09.22 336 0 0
30242 부처님 오신날 황금 연휴 '흐림'…29일 호… 뭣이중헌디 05.26 339 0 0
30241 신세계 강남점 年매출 3조 시대 연다 hangover 10.16 351 0 0
30240 더위타는 반려견, 털 바짝 밀어도 될까? Petrichor 08.12 356 0 0
30239 '앤트맨3', 6일 연속 1위..100만 돌… 무서븐세상 02.21 357 0 0
30238 베이조스 "우리도 달에 간다"…NASA 달 … Mobile 05.20 359 0 0
30237 '엘리멘탈', 480만 돌파...'슬램덩크'… 얼리버드 07.23 359 0 0
30236 ‘악플’이 판치는 사회… 정의의 여신도 댓글… 테드창 03.03 365 0 0
30235 맛없는 오트밀, 쌀과 섞어 먹었더니···콜레… Blessed 03.24 365 0 0
30234 불임환자, 5년 새 남성이 여성보다 더 늘었… Z4가이 05.25 366 0 0
30233 ‘왕의 길’ 광화문 월대, 100년 만에 복… 개씹 10.16 368 0 0
30232 밤눈 어두워졌다면 서서히 시력 잃는 '망막색… 베트남전쟁 03.24 371 0 0
30231 충청·남부 장맛비 계속…내일 더 ‘강하게’ … ABCDE 07.17 371 0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