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썰빠



본문

지금 이 시간이 너무 견디기 힘들 때

  • 작성자: 밥값하자
  • 비추천 0
  • 추천 0
  • 조회 812
  • 2023.02.02

[정여울의 언어정담]지금 이 시간이 너무 견디기 힘들 때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때, 더 이상 내가 지닌 힘으로는 세상을 견뎌나갈 수 없을 때. 그럴 때마다 저는 빅터 프랭클을 생각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나치의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힘겨운 상황에 처했지요. 지칠 대로 지쳐 바닥에 쓰러진 빅터 프랭클은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나치 병사를 보면서 ‘이제는 죽을 때가 되었구나’라는 절망감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병사는 빅터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고, 얼른 일어나지 않으면 총을 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발자국도 더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던 빅터 프랭클은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나치의 총탄을 피하기 위해 일어설 힘조차도 없었던 것이지요.


그때 그는 섬광처럼 어떤 환상 속의 이미지를 봅니다. 바로 자신이 몇 년 후에 거대한 강당에서 대중을 향해 강연을 펼치고 있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미래의 희망찬 모습의 자신이 현재의 절망한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 같았지요. 상상 속 미래의 빅터는 현재의 절망에 빠진 빅터에게 용기를 주었지요. 너는 몇 년 뒤 저 강의를 해야만 하기에,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일어서서 저 총탄을 피해야 한다고. 반드시 살아남아, 온 세상 사람들에게 너의 연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빅터 프랭클은 그렇게 죽음에의 유혹을 이겨냈습니다. 도저히 한 발자국도 더 뗄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래의 자신이 보내온 응원의 메시지를 통해 힘을 낸 것입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굶기를 밥 먹듯 하고 모욕과 매질이 일상화된 강제 수용소의 생활 속에서도, 그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음으로써 비로소 스스로를 구원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야말로 우울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동력임을 강조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은 서랍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이 ‘원래 어딘가 분명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란 주어진 여러 답안들 중에서 한 개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내 삶에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하루하루의 실천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타인이 내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에 어떤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가’인 것입니다. 

오늘도 타인의 말에 상처받고 슬퍼하는 당신에게 나는 이 문장을 읽어드리고 싶습니다. 빅터 프랭클이 ‘죽음의 수용소’에서 남긴 말입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에는 자극에 따라 어떤 반응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우리의 힘이 있습니다.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의 성장과 자유가 결정됩니다.”

나치의 수용소에서 매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은 물론 살아갈 이유조차도 찾을 수 없었던 빅터 프랭클이 그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아 위대한 심리학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도 바로 ‘의미를 향한 멈출 수 없는 갈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수용소에 갇혀 견디고 있는 고통이 훗날 자신이 더욱 훌륭한 학자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추구하던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로 인한 고통을 각오하고 희생을 감내하며 필요하다면 생명까지도 바칩니다. 눈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들만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새 힘들 때마다 ‘미래의 나’를 향해 구조신호를 보냅니다. 미래의 나는 매번 온 힘을 다해 저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용감하고, 재능 있고, 끈질기며, 포기를 모르는 존재라고. 나는 그렇게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고 강인한 미래의 나를 통해 매일매일 치유되고 있습니다.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정보+썰빠



정보+썰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3355 장동건, 4년만에 tvN 드라마 복귀..구설… 정찰기 08.21 816 0 0
3354 [세나개] 강형욱 조련사 무는개 교육 몇가지질문 10.23 815 0 0
3353 출생·입양 세액공제, 둘째 30만원→50만원… 던함 11.07 815 0 0
3352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 황수미와 폐막식 오… 도우미 03.12 815 1 0
3351 댓글만 달아도 천원 기부 HotTaco 08.22 815 0 0
3350 [교양,물리] 스케일에 압도되다. 우주의 규… 사커대디 04.22 815 0 0
3349 20대에게 낯선 조문예절 바로 알기 note 06.13 815 1 0
3348 내년부터 주민등록번호 개편 8888 12.18 815 0 0
3347 코로나19 확진자 참석 싱가포르 콘퍼런스 감… 베른하르트 02.14 815 1 0
3346 지구 온난화 5년 안에 ‘레드 라인’ 넘는다… 울지않는새 06.06 815 0 0
3345 마동석 '범죄도시3', 5월 31일 개봉…… 잊을못 03.27 815 0 0
3344 혈압-혈당 올리고 살 찌는 최악의 생활습관은… 암행어사 05.17 815 0 0
3343 뜨거운 햇볕에 정수리 달궈지면… 머리카락 ‘… 스트라우스 05.23 815 0 0
3342 신원호 PD, 연출 아닌 크리에이터로 신작 … 시사 05.24 815 0 0
3341 "지방 가느니 퇴사할래요"…다 지은 리조트,… 미해결사건 05.31 815 0 0
3340 장혁, 제작발표회 논란에 입 열었다…뒤늦은 … 애스턴마틴 08.18 815 0 0
3339 찬물 목욕 소모 칼로리 킬로스 09.25 815 1 0
3338 해남군, 땅끝에 41m짜리 스카이워크 개통 GTX1070 09.25 815 0 0
3337 ‘빛 공해’ 시달리는 도시인… 한낮 ‘햇빛 … 1682483257 12.18 814 0 0
3336 [기억할 오늘] 세계 물의 날( 3.22) … 8888 03.22 814 1 0
3335 데일리 메일 선정, 역대 월드컵서 충격적인 … 멎털이 07.01 814 0 0
3334 혼밥 혼술이 건강을 해친다.jpg 1 스펀지 10.05 814 1 0
3333 미세먼지 확인사이트 공유합니다+그외 유용한사… 월화수목금금금 03.05 814 1 0
3332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 무료 배포 ZALMAN 07.28 814 0 0
3331 인천국제 1인 미디어 페스티벌 깐쇼새우 07.29 814 0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