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며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몸살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 급기야 몸의 일부에 띠를 두르듯이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상포진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수두바이러스(헤르페스 조스터 바이러스)가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고개를 내밀어 물집 증상과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신경기능이 망가지면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전신에 오한, 발열이 있을 수 있고 권태감이 생기거나 속이 메스꺼운 증상도 생긴다. 그 뒤 심한 통증이 생기며 피부 반점과 물집이 생긴다. 물집이 처음엔 투명한 상태였다가 점차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거나 딱지로 변한다. 물집이 터지면 궤양이 생기기도 하며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이 점차 완화된다.
대상포진은 신경 뿌리에 염증과 손상이 생기면서 본격화되는 질환이다. 초기 물집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감염으로 상처가 곪을 수 있고 피부에 흉터를 남길 수 있다. 목욕을 할 때나 옷을 갈아입을 때 물집이 터지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
김찬 수원 김찬병원 대표원장
피부에 물집이 잡히기 때문에 대상포진을 피부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대상포진은 신경가지를 따라 몸의 일부에만 띠 모양으로 생기고, 신경절이 손상되는 병이므로 신경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부과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발병 초기부터 신경과적으로 접근해 신경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물집이 없어진 뒤에도 그 자리가 계속 아픈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종종 발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통증은 완치가 불가능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막기 위해선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신경손상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상책이다. 신경손상을 줄인 만큼 후유증도 약해진다. 그러자면 띠 모양의 물집 등 대상포진 의심 징후가 보이면 72시간 내 통증클리닉을 방문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 처방과 동시에 신경치료를 받아야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찬 수원 김찬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