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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택한 단어, 0의 발견

  • 작성자: arra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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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7444
  • 2016.02.10
고대의 컴퓨터라고 불려지던 것이 있었다.
기원전 3000년경에 바빌로니아 인이 처음으로 만들어 사용했다고 알려진 그것.

바로 주판이다.



이 주판을 이용해 고대인들 부터 로마시대 유럽인들까지 모든 셈을 계산했다.
고대의 컴퓨터라고 불려지며 이것 없이는 셈을 못할것만 같았던 이들의 삶속에서 아주 충격적인 숫자가 탄생한다.

그것은 어떤 숫자였을까

먼저 고대의 숫자를 살펴보자.
아주 오래된 수학 문제집이 하나 발견된다. 바로 아메스 파피루스.



고대 이집트의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인데 여기에 당시 쓰던 숫자가 있다. 
1,2,3, 막대기를 하나씩 더해서 다음 숫자를 만드는 식이었다.



이렇게 막대기를 더해 숫자를 표기했고 큰 숫자를 써야할 때는 다음과 같이 표시했다.



위 그림의 연꽃모양은 1,000을 의미한다. 밧줄모양의 S자는 100이다.
그리고 작대기 2개는 2, 즉 2,302다. 이것은 순서를 바꿔도 여전히 2,302다.

고대인들은 이렇게 숫자를 표기했고 주판역시 돌을 더하는 식으로 계산했다.
8은 돌8개가 필요했으며 100단위를 나타낼때는 100단위 자리에 돌1개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어떻게 나타냈을까.

인도인들은 숫자를 시로써 표현했다. 
우리의 노래가락과 시구절과 같이 숫자를 시로표현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그들은 쉽고 빠른게 우선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움까지..

9,439를 읽을때는 9사하스라 4시아타 3다샤 9. 로 표현했다.
그러나 긴 수를 읽을 때 뭔가가 빠지기 시작했다.

가령 예를들면 



위 숫자는 차량에 붙어있는 번호판이다.
좌측 첫번째를 우리식으로 읽어보면 "번호판 육삼칠이 차주분 계십니까~" 라고 표현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면 2번째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 우리는 육~삼칠이 이렇게 읽을것이다.
다음 3번째 역시 육삼~칠이 4번째도 마찬가지로 육삼칠~이 이렇게말이다.

우리는 숫자사이에 없는것은 읽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거나 읽을수있는 숫자단어는 없다.
여기서 인도인과의 다른점이 발견된다.

인도인들은 숫자와 숫자사이에 띄어져있는 곳도 인정한다. 그들은 이걸 표현할 단어가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순야, 동시에 하늘,공기,공간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것을 숫자로도 읽었다. 
우리에게도 공백,여백 등등 비슷한 뜻을가진 단어는 있지만 숫자로 같이 읽지는 않는다.

인도 수학자들은 0, 즉 무(無) 로 어떻게 수학을 계산할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동양문화권에서는 무와 빈 공간의 개념을 거부하기보다는 받아들였다. 
이 처럼 빈 공간을 철학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수학자들은 무(無) 또는 0이 실제로는 값을 가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수학자가 생각하는 무(無)란 어떤 것일까? 없음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순야,라는 단어는 이질문에 대한 인도에 답이다.
없음과 있음. 정반대의 두가지가 0에서 만난다. 없음을 인정할 때 순야는 숫자가 된다.


브라마굽타라는 인도의 수학자가 있다.
 

그는 0은 1과 2와 같은 일반 숫자처럼 다룬다. 0으로 더하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 것이다.
계산에 0을 넣는다. 

같은 재산에 빚을 더하면 0 이다.
재산에서 0을 더하면 재산 이다.
재산에서 재산을 빼면 0 이다. 

이런 생각의 발상으로 수학에서는 엄청난 멋진 일이 생겨났다.

숫자 0이 한일을 보여주겠다.

인도의 수학 경전중 하나인 아타르바에다에 나오는 목걸이 문제가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다. 여인은 사랑을 나누던 중 진주 목걸이가 끊어져버렸다.



진주 중에 3분의 1은 땅에 떨어졌고
침대 위에는 5분의 1이 떨어졌으며
6분의 1은 여인의 손에 쥐여져있었으며
10분의 1은 남자의 손에
그리고 6개의 진주는 실에 걸려있다. 이 목걸이에는 모두 몇개의 진주가 걸려있었는가?

우리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방정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잃어버린 진주 개수는 x다. 이 x는 사방으로 흩어진 진주들을 모두 더한 것과 같다.




이 방정식을 풀면 흐트러진 진주의 총개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목걸이의 진주는 총 30개 이다.
여기서 만약 0이 없다면 이것은 계산할 수 없다. 이항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0이 필요하다.
0이 들어오면서 방정식이 완성된다.

이렇게 탄생한 0은 인도를 떠나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게된다.




당시 유럽은 로마 교회가 지배하고 있었다.
당시 쓰던 숫자는 인도와는 완전히 다른것이었다. 그들은 문자를 숫자로 사용했다.




위 숫자는 1612다. 단위마다 다른 문자를 썼다.
그래도 그들은 불편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아직 0을 모른다.

그러나 10세기 말 이슬람의 과학과 문화에 깊이 빠져있던 젊은 사제가 한명 있었다.
바로 제르베르 도리악.



그는 밤마다 아랍 상인이 건네 준 신비한 책을 하나 읽게 된다. 인도수학자가 쓰고 아랍인이 번역한 책이었다.



이 책에서 그는 아주 이상하게 생긴 모양을 하나 보게 된다. 
바로 아라비아 숫자로 부르게 된 9개의 숫자와 0이다.

그는 이슬람 숫자를 가까이 한 죄와 이교도 학문에 빠졌다하여 평생을 죄인으로 살았고 
죽고나서도 무덤을 파헤치자는 시비가 붙었다.
그는 악마와 결탁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며 사탄의 영향을 받은 지옥의 교황이었다고 실베스테르 2세는 말했다.
아라비아 숫자에 대해서 종교적 거부감이 굉장히 강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제르베르는 아라비아 숫자로 주판을 만들었다. 당시 사용하던 주판은 너무 번거로웠다.

984를 한번 넣어보자 



자리마다 개수만큼 돌을 계속 놔야 한다.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는 돌이 하나라도 숫자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런 획기적인 숫자가 유럽에 자리잡는데까지는 무려 800년이 더 걸려서야 가능했다.
상인들은 간단한 아라비아 숫자를 원했다. 

당시 기득권층들만이 주판을 사용했는데 



아라비아 숫자가 모든 국민들에게 쉽게 사용되길 원치 않았다. 
주판을 이용한 계산, 그것이 바로 기득권층들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아라비아 숫자를 암암리에 사용하여왔고 
그것이 훨씬 더 실용적이라는 것이 전 유럽국가에 퍼지기 시작했다.
숫자가 보통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나 하나의 숫자를 쓴다.

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 12345678910
이얼싼쓰우리우치빠지우쓸 12345678910

다른 언어로 같은 생각을 한다. 수학만 그럴 수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수학만이 가능하다. 

전 세계를 하나로 묶지 못했던 수 많은 종교도 숫자앞에선 나약한 사상일 뿐이다.
신이 선택한 단어 숫자. 그것이야말로 전 세계를 유일하게 묶은 하나의 종교이자 언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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