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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에 많은 비전형성 우울증

  • ZALMAN
  • 조회 1009
  • 2022.10.09


우울증은 20~30대 청년층과 40대 이상의 중년·노년층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청년층에는 ‘비전형성 우울증’이 더 흔하고, 중년·노년층에서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더 흔합니다. 멜랑콜리아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는 중증의 우울증으로 즐거운 감정이 없어지고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 감소가 있으며 오전에 특히 우울감이 심합니다. 이에 비해서 비전형성 우울증은 주로 새벽시간대 식욕 증가, 불면, 오전시간대 무기력, 졸림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통점은 대인관계에 대한 의욕이 줄어들고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점입니다.

비전형성 우울증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째, 식욕이 증가하고 밤에 폭식증이 있습니다. ‘렙틴’과 ‘그렐린’은 우리의 몸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렙틴은 식욕을 억제하고 그렐린은 반대로 식욕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전형성 우울증에서는 렙틴의 식욕억제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야간에 식욕이 증가하면서 빵, 국수, 라면 등 탄수화물과 매운 것이 당기게 됩니다. 혈당이 증가하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이 먹게 됩니다.

둘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납니다. 심지어는 밤낮이 완전히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일찍 잠이 오지 않고 밤이 될수록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신체의 리듬이 정오가 되어서 시작되어 전체적으로 반나절 정도 뒤로 밀립니다. 결국 새벽에 에너지와 식욕이 증가하게 되어서 정작 활동을 해야 하는 낮에는 심한 무기력증을 보이게 됩니다.

셋째, 몸이 무겁고 주로 누워 지냅니다. 누워서 햄버거나 감자튀김, 치킨을 먹는 것에 익숙하고 방은 거의 치우지 않습니다. 이때 사지가 납처럼 무겁고 움직이기 힘들게 느껴지는 현상을 ‘연마비’(leaden paralysis)라고 합니다.

넷째,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요.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이것을 ‘거부민감성’이라고 합니다. 거부민감성으로 인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투에 매우 민감합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고 표정이 어떤지 예민하게 살펴봅니다.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다하게 생각하고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는 그 사람의 당시 컨디션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잠을 못 잤거나 일이 많아서 피곤한 경우에 표정이 굳어지고 말투가 다소 퉁명스러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영은씨는 이런 경우에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를 자신 때문으로 해석하고 “나를 싫어하고 미워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과도하게 관심을 받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영은씨는 감정기복과 불면증, 호흡곤란으로 인근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했습니다. 검사 결과 지능은 정상이었지만 감정기복이 심하고 생각 반응 속도가 무척 느렸습니다. 예를 들어 문장을 완성하는 검사에서 문제 이해는 잘했지만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려서 완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속도가 너무 느린 이유는 ‘비전형성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떨어지고 긴장과 불안이 높아서 그렇게 된 것으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운동 부족으로 체지방 증가와 고지혈증이 와서 이대로 방치하면 당뇨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결과도 확인했습니다.

영은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으면서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조절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영은씨는 아침에 조금씩 더 일찍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일어난 뒤에는 잠에서 깨기 위해 밖으로 나가 30분씩 조깅을 하고 왔습니다. 조깅 시에 햇볕을 쬐면 눈으로 빛이 들어가서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몸도 잠에서 깨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신체 리듬을 조금씩 앞당길 수 있습니다. 커피나 카페인이 든 음료, 초콜릿은 불면을 일으킬 수 있어 삼가고 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러면 밤에도 더 일찍 잠이 오게 됩니다. 영은씨는 실제로 오전에 일찍 일어나면서 몸이 가장 각성되는 시간을 밤에서 오후로 당겼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식욕이 줄어들고 밤이 되면 잠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영은씨에게는 아침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비전형성 우울증으로 감정기복이 있을 때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거슬리고 짜증이 났습니다. 치료를 받고 나서 친구들을 만나보니 마음이 편안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신체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나니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더 순발력 있게 반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여행 동호회에도 가입했습니다. 영은씨는 자신이 가보고 싶은 곳을 종이책에서 찾아보고 글을 읽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대학생 때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해도 힘들지 않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게 됩니다. 이때마다 긴장되고 불안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면 결국 지쳐서 작은 스트레스에도 우울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니면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집돌이’나 ‘집순이’의 생활을 하면서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만나는 것이 편하고 즐거우면 더 많은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만남의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한겨레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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