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daum.net/v/20220831211212387
스발바르제도의 롱위에아르비엔은 북극과 가장 가까운 마을. 노르웨이 정부는 이곳에 씨앗 450만 종을 보관하는 ‘인류 최후의 날’ 종자저장고를 건설했습니다. 에너지 공급이 끊겨도 부패 가능성이 적은 천연 냉동고이기 때문. 최근 종자저장고에 위기가 닥쳤습니다. 기후변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는 바람에 땅속 깊이 박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외부로 노출됐거든요. 2017년에는 지하 저장고 3곳 중 한 곳이 침수되기도 했습니다.
나흘전 북극에 도착한 국제신문 권용휘 기자가 전송한 사진은 기후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한여름에도 만년설로 뒤덮였던 해발 950m인 히오르드피엘렛 산은 눈이 돌과 함께 흘러내리면서 골이 깊게 패였습니다. 성난 북극곰이 할퀸 것처럼. 취재진과 동행한 극지연구소 서현교 박사는 “7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산 아래까지 눈이 쌓여 있었다”면서 “기후 위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현실화됐다”며 한숨 쉽니다. 해발 450m 주커산 중턱에는 철심과 울타리가 박혀 있는데요. 녹은 눈이 자갈과 바위가 민가를 덮치자 설치한 것입니다.
영구 동토층이 사라지면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20배 강한 메탄이 배출됩니다. 메탄이 영구 동토층과 석회암층 아래 13만 년 전 생성된 지층에 있기 때문에 그 양을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얼음이 사라진 북극은 온난화를 가속하는 동시에 기상이변을 일으킵니다. 하얀 눈은 태양에너지의 90%(얼음은 절반)을 대기 중으로 반사하는 반면 바닷물은 태양에너지의 90%를 흡수해 바다를 데우고 더 많은 수증기를 내뿜거든요.
과학자들은 2030년 여름에는 북극 해빙을 더는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핀란드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이미 북극 바다 얼음은 1989년 7월 1219만8125 ㎢에서 올해 7월 1039만1250㎢로 감소. 한반도 면적 8개가 사라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