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도심형’은 조용한 일체형 차체…‘레저용’은 힘세고 튼튼한 골격
ㆍ현대차, 모노코크 방식 대형차 내달 LA 모터쇼서 첫 공개
ㆍ오프로드엔 ‘프레임 방식’…모하비·랭글러·G4 렉스턴 ‘인기’
사진 왼쪽부터 지프 랭글러 루비콘, 포드 익스플로러.
확대되고 있는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 시장이 ‘도심형’과 ‘레저용’으로 양분되고 있다. 도심형은 비포장길 같은 험로보다는 승차감과 정숙함을 내세워 시내주행 위주로 제작된 ‘세단 취향’ SUV 를 가리킨다. 반면 레저용은 산길 주행이나 암벽 등반 등 극한의 험로 주파 능력을 갖춘 ‘오프로더’로, 흔히 정통 SUV 라고도 불린다. 도심형과 레저형 SUV 는 차체 구조와 기능 면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있어 개별 모델의 특성을 고려한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
■ 국산 대표 대형 SUV 노리는 펠리세이드
승차감 위주로 만들어진 도심형 SUV 는 세단형 승용차처럼 ‘모노코크’ 방식으로 골격을 만든다. 모노코크 보디는 자동차의 뼈대와 외형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연비 면에서 유리하다. 현대자동차가 모노코크 방식의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를 대형 SUV 라 부른 적은 있지만, 맥스크루즈는 싼타페 ‘롱버전’ 정도로 인식됐다. 베라크루즈도 크기 면에서 대형 SUV 라 부르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 연말쯤이면 모노코크 방식으로 만든 국산 대형 SUV 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말 열리는 LA 모터쇼를 통해 대형 SUV 펠리세이드(차명 미확정)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8인승으로 만들어지는 펠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차세대 대형 SUV 플랫폼을 사용해 전체 길이와 실내 공간이 기존 차량보다 크게 넓어진다.
파워 트레인은 디젤 모델도 출시되지만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주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앞바퀴로 구동하는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으며,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로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판매량이나 대중성 등에서 도심형 대형 SUV 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90년 첫 모델이 출시된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형 SUV 시장에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으로 올해 들어 9월까지 5310대, 월 평균 600대가량 팔린다.
익스플로러는 전장 5040㎜, 휠베이스 2860㎜로 대형 SUV 에 걸맞은 덩치를 갖췄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넓다. 엔진은 가솔린만 얹는다. V6 3.5ℓ 가솔린 자연흡기와 직렬 4기통 2.3ℓ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데, 국내에는 연비 면에서 유리한 2.3ℓ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린다. 이 엔진은 배기량은 크지 않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274마력, 41.5㎏·m로 높은 편이다. V형 3.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294마력이 나온다. 최대토크는 35.3㎏·m로 2.3ℓ 터보엔진보다 낮다. 하지만 엔진의 회전 질감 면에서는 ‘비교 불가’로 평가된다. 주행감도 V6 엔진이 훨씬 부드럽고 가속도 매끄럽다.
■ ‘프레임 SUV ’의 좌장 모하비
기아차의 모하비
레저용 SUV 는 출퇴근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도심형 SUV 와 뼈대부터 다르다. 자갈길과 암반 등 험로를 주행하려면 강한 내구성이 필요하고, 그만큼 골격도 강해야 한다. 모노코크 방식으로는 이처럼 강한 차체 강성을 얻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철제 빔을 사다리 형태로 만든 ‘프레임’ 방식을 채택한 SUV 가 많다.
프레임 보디의 대표적인 SUV 는 지프 ‘랭글러’다. 최근 11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이 나왔다. 프레임 방식의 정통 SUV 는 특히 오프로드에서 가치를 발휘한다. 랭글러 가운데 험로 주파능력이 가장 뛰어난 ‘루비콘’ 4도어 모델은 전장이 4885㎜로 준대형급이다. 그러나 진입각이 44도, 이탈각은 37도나 돼 제법 큰 바위에 타이어를 올릴 때도 범퍼가 거의 닿지 않는다. 앞바퀴에는 스웨이바(스태빌라이저) 해제 장치가 있어 암벽을 꽉 움켜쥐고 등판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웬만한 개천도 어렵지 않게 건넌다. 물길을 건널 수 있는 최대 깊이는 76㎝다.
기존 6기통 3.6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다운사이징됐다. 풍부하고 부드러운 회전질감은 줄었지만 터보차저를 이용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각각 272마력, 40.8㎏·m까지 뽑아냈다. 변속기도 5단에서 독일 ZF 가 만든 8단 자동변속기로 진화해 주행 질감이 오히려 이전모델보다 매끄러워졌다는 평도 있다.
국산 대형 SUV 로는 기아차 ‘모하비’가 프레임 방식으로 제작됐다. 펠리세이드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다소 떨어졌지만,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월 820대가량 팔려나간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이 같은 인기는 모하비가 6기통 3.0ℓ 디젤엔진을 장착한 국내 유일의 후륜구동 방식 프레임 보디 차량이란 특성에서 비롯됐다. 대형 SUV 에 걸맞은 강력한 심장과 골격, 덩치를 가졌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모하비의 V6 디젤엔진은 4기통 디젤엔진과 차원이 다르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m가 나오는데, 회전질감이 마치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국산 SUV 에 실리는 디젤엔진 중 가장 크다. 파워가 좋으니 공차중량이 2285㎏이나 되는데도 시속 100㎞에 이르는 데 7.9초 안팎이면 충분하다. 오프로드에서는 프레임차의 강건함을 맛볼 수 있다. 한쪽 바퀴가 구덩이에 빠져도 차체가 그 방향으로 뒤틀리지 않는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다는 건 약점이다. 기아차의 다른 대형 SUV 인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 북미에만 판매한다. 대신 내년쯤 신차급으로 개선한 두번째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하비를 한국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G4 렉스턴도 프레임 방식으로 만든 대형급 SUV 다. 전장이 4850㎜로 5m에 가깝다. G4 렉스턴은 판매대수로 따지면 기아차 모하비를 뛰어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1만2415대, 매월 1380대가량이 판매된 셈이다. 파워트레인은 187마력, 42.8㎏·m가 나오는 2.2ℓ 터보 디젤엔진,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되는데, 좀 더 강한 심장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최근 ‘선택적 환원촉매장치( SCR )’를 장착해 새 배기가스 배출규제를 충족시키고, 동승석 좌석 위치를 조정하는 워크인 기능, 언더커버를 강화한 2019년식 모델이 출시됐다.
김준 선임기자 jun @ kyunghyang . com
ㆍ현대차, 모노코크 방식 대형차 내달 LA 모터쇼서 첫 공개
ㆍ오프로드엔 ‘프레임 방식’…모하비·랭글러·G4 렉스턴 ‘인기’
사진 왼쪽부터 지프 랭글러 루비콘, 포드 익스플로러.
확대되고 있는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 ) 시장이 ‘도심형’과 ‘레저용’으로 양분되고 있다. 도심형은 비포장길 같은 험로보다는 승차감과 정숙함을 내세워 시내주행 위주로 제작된 ‘세단 취향’ SUV 를 가리킨다. 반면 레저용은 산길 주행이나 암벽 등반 등 극한의 험로 주파 능력을 갖춘 ‘오프로더’로, 흔히 정통 SUV 라고도 불린다. 도심형과 레저형 SUV 는 차체 구조와 기능 면에서도 적잖은 차이가 있어 개별 모델의 특성을 고려한 뒤 구입하는 것이 좋다.
■ 국산 대표 대형 SUV 노리는 펠리세이드
승차감 위주로 만들어진 도심형 SUV 는 세단형 승용차처럼 ‘모노코크’ 방식으로 골격을 만든다. 모노코크 보디는 자동차의 뼈대와 외형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연비 면에서 유리하다. 현대자동차가 모노코크 방식의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를 대형 SUV 라 부른 적은 있지만, 맥스크루즈는 싼타페 ‘롱버전’ 정도로 인식됐다. 베라크루즈도 크기 면에서 대형 SUV 라 부르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 연말쯤이면 모노코크 방식으로 만든 국산 대형 SUV 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말 열리는 LA 모터쇼를 통해 대형 SUV 펠리세이드(차명 미확정)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8인승으로 만들어지는 펠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차세대 대형 SUV 플랫폼을 사용해 전체 길이와 실내 공간이 기존 차량보다 크게 넓어진다.
파워 트레인은 디젤 모델도 출시되지만 V형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주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앞바퀴로 구동하는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으며,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될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로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판매량이나 대중성 등에서 도심형 대형 SUV 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1990년 첫 모델이 출시된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형 SUV 시장에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으로 올해 들어 9월까지 5310대, 월 평균 600대가량 팔린다.
익스플로러는 전장 5040㎜, 휠베이스 2860㎜로 대형 SUV 에 걸맞은 덩치를 갖췄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넓다. 엔진은 가솔린만 얹는다. V6 3.5ℓ 가솔린 자연흡기와 직렬 4기통 2.3ℓ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데, 국내에는 연비 면에서 유리한 2.3ℓ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린다. 이 엔진은 배기량은 크지 않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274마력, 41.5㎏·m로 높은 편이다. V형 3.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294마력이 나온다. 최대토크는 35.3㎏·m로 2.3ℓ 터보엔진보다 낮다. 하지만 엔진의 회전 질감 면에서는 ‘비교 불가’로 평가된다. 주행감도 V6 엔진이 훨씬 부드럽고 가속도 매끄럽다.
■ ‘프레임 SUV ’의 좌장 모하비
기아차의 모하비
레저용 SUV 는 출퇴근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도심형 SUV 와 뼈대부터 다르다. 자갈길과 암반 등 험로를 주행하려면 강한 내구성이 필요하고, 그만큼 골격도 강해야 한다. 모노코크 방식으로는 이처럼 강한 차체 강성을 얻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철제 빔을 사다리 형태로 만든 ‘프레임’ 방식을 채택한 SUV 가 많다.
프레임 보디의 대표적인 SUV 는 지프 ‘랭글러’다. 최근 11년 만에 완전 변경된 모델이 나왔다. 프레임 방식의 정통 SUV 는 특히 오프로드에서 가치를 발휘한다. 랭글러 가운데 험로 주파능력이 가장 뛰어난 ‘루비콘’ 4도어 모델은 전장이 4885㎜로 준대형급이다. 그러나 진입각이 44도, 이탈각은 37도나 돼 제법 큰 바위에 타이어를 올릴 때도 범퍼가 거의 닿지 않는다. 앞바퀴에는 스웨이바(스태빌라이저) 해제 장치가 있어 암벽을 꽉 움켜쥐고 등판하는 능력도 출중하다. 웬만한 개천도 어렵지 않게 건넌다. 물길을 건널 수 있는 최대 깊이는 76㎝다.
기존 6기통 3.6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다운사이징됐다. 풍부하고 부드러운 회전질감은 줄었지만 터보차저를 이용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각각 272마력, 40.8㎏·m까지 뽑아냈다. 변속기도 5단에서 독일 ZF 가 만든 8단 자동변속기로 진화해 주행 질감이 오히려 이전모델보다 매끄러워졌다는 평도 있다.
국산 대형 SUV 로는 기아차 ‘모하비’가 프레임 방식으로 제작됐다. 펠리세이드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다소 떨어졌지만,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월 820대가량 팔려나간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이 같은 인기는 모하비가 6기통 3.0ℓ 디젤엔진을 장착한 국내 유일의 후륜구동 방식 프레임 보디 차량이란 특성에서 비롯됐다. 대형 SUV 에 걸맞은 강력한 심장과 골격, 덩치를 가졌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모하비의 V6 디젤엔진은 4기통 디젤엔진과 차원이 다르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m가 나오는데, 회전질감이 마치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국산 SUV 에 실리는 디젤엔진 중 가장 크다. 파워가 좋으니 공차중량이 2285㎏이나 되는데도 시속 100㎞에 이르는 데 7.9초 안팎이면 충분하다. 오프로드에서는 프레임차의 강건함을 맛볼 수 있다. 한쪽 바퀴가 구덩이에 빠져도 차체가 그 방향으로 뒤틀리지 않는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다는 건 약점이다. 기아차의 다른 대형 SUV 인 ‘텔루라이드’는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 북미에만 판매한다. 대신 내년쯤 신차급으로 개선한 두번째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하비를 한국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G4 렉스턴도 프레임 방식으로 만든 대형급 SUV 다. 전장이 4850㎜로 5m에 가깝다. G4 렉스턴은 판매대수로 따지면 기아차 모하비를 뛰어넘었다. 올 들어 9월까지 1만2415대, 매월 1380대가량이 판매된 셈이다. 파워트레인은 187마력, 42.8㎏·m가 나오는 2.2ℓ 터보 디젤엔진,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가 사용되는데, 좀 더 강한 심장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최근 ‘선택적 환원촉매장치( SCR )’를 장착해 새 배기가스 배출규제를 충족시키고, 동승석 좌석 위치를 조정하는 워크인 기능, 언더커버를 강화한 2019년식 모델이 출시됐다.
김준 선임기자 jun @ kyunghyang .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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