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토해내지만 말자'
2017년이 두 달도 채 안 남았다. 국세청은 올해가 끝나면 1년 동안의 근로소득세를 다시 따져보는 연말정산을 시작한다.
연말정산은 나라에서 미리 떼어간 소득세를 다시 돌려 주거나, 반대로 덜 거둬간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절차다. 같은 연봉을 받으면서 같은 돈을 썼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관리했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에겐 ‘13월의 월급’이, 누군가에겐 ‘13월의 세금’이 될 수 있다.
현명한 절세를 위해서는 과세표준을 최대한 낮추면서(소득공제), 내야되는 세금을 가능한 한 줄이는(세액공제) 전략을 짜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하면 선택과 집중을 잘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팁들을 알아봤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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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소득공제를 위해 카드 사용금액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국세청에서 오는 7일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오픈한다. 이를 통해 올해 카드 사용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1년 동안 카드를 사용한 액수가 총급여(공제 전 연봉)의 25%를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소득공제가 이뤄진다. 초과액 중에서 신용카드는 사용액의 15%, 체크카드와 현금은 30%를 공제받게 된다. 한도는 총급여의 20%와 300만원 중 적은 액수다.
예를 들어 1년에 3000만원을 버는 근로자가 현재까지 급여의 25%인 750만원을 카드로 소비했다면, 이제부터 되도록 체크카드나 현금를 사용하는 게 좋다. 만약 남은 두 달 동안 500만원을 추가로 사용한다면 여기서부터 소득공제가 이뤄지는데, 신용카드일 경우 75만원(15%)이, 체크카드나 현금일 경우 150만원(30%)이 공제된다. 현금 사용 시 현금영수증 발급은 필수니 잊어선 안 된다.
여기에 일반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전통시장을, 택시나 비행기보다 대중교통(기차, 고속버스 포함)을 활용하면 소득공제 효과가 더 커진다.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 체크카드 상관 없이 40%다. 또 대중교통과 전통시장에서 소비하면 소득공제 한도를 100만원 더 늘리는 효과도 볼 수 있다.
2017년 종합소득세율.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 기준.
맞벌이 부부라면 어느 배우자에게 지출을 몰아줄 지 고민해 보는게 좋다. 연봉 차이가 클 경우 적은 쪽에 집중해주는 게 좋을 수 있다. 1년에 3000만원을 버는 A와 5000만원을 버는 B가 부부라면, B가 카드 소득공제 최소 사용기준인 25%를 넘기 더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둘 다 최소 기준(A는 750만원, B는 1250만원)을 넘어선 상태라면 소득이 많은 쪽에 몰아주는 게 유리하다. 소득세율이 A는 15%, B는 24%를 적용받는데 같은 금액을 공제받더라도 세율이 더 높은 B의 공제 효과가 더 크다.
금융상품 가입도 과세표준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입금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공제 한도는 96만원이다. 저축액 240만원을 기준으로 내 통장에 금액이 얼마나 들어갔고, 앞으로 입금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암, 사망, 의료비 등 보장성보험도 1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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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으로는 개인형 퇴직연금(
IRP
)과 연금저축이 있다.
IRP
와 연금저축을 합산해서 7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여유가 있다면 한도까지 채우는 게 좋다.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일 경우 공제율 16.5%를 적용받아 최대 115만5000원의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5500만원을 넘을 경우 공제율은 13.2%다.
개별 한도로는
IRP
가 700만원, 연금저축이 400만원이다. 즉 연금저축에 이미 400만원이 들어있다면 연금저축이 아닌
IRP
에 추가로 넣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금 관련 상품은 장기간 묶여 있는 돈이기 때문에 무작정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돈을 넣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연금 외 목적으로 수령하거나 중도 해지시 높은 세율의 기타소득세(16.5%)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대표적인 절세상품으로 꼽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는 지금 당장 가입한다고 해도 올해 연말정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ISA
의 절세 효과는 운용수익에 대해 200만원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인데 당장 큰 수익을 내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
해외 주식형펀드도
ISA
와 마찬가지로 비과세 상품이지만 비과세 혜택이 올해 가입자에 한해서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 연말정산 효과는 없더라도 가입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올해까지 가입한 해외 주식형펀드는 앞으로 10년 동안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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