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식 기계 자동세차장 /사진=박찬규 기자 |
세차는 손세차가 가장 이상적이다. 시원하게 물을 뿌리고 큼지막한 스펀지로 거품을 내며 차 곳곳을 직접 문지를 때 점점 깨끗해지는 내 차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왠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또 세차 마무리 단계에서 표면을 손으로 만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눈으로도 살필 수 있으니 일석이조.
또 차가 긁힌 곳이 있으면 컴파운드로 지울 수도 있고 칠이 까진 곳이 있으면 붓페인트로 보수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왁스나 디테일러 등으로 세차를 마무리하며 표면관리까지 끝내면 각종 오염에도 자신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대형 손세차장이 대거 문을 열었다. 카드결제도 되는 데다 몇 시간 동안 세차장에 머물러도 신경쓰는 이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세차 초보든 고수든 평등한 곳이 아닐까.
하지만 요즘처럼 공기 중에 먼지가 많고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면 차가 쉽게 오염된다. 게다가 나무 아래 세워두기라도 하면 수액으로 뒤덮여 세차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기계식 자동세차장을 찾는다. 혹여 차에 흠집이 날까 우려가 되지만 그 편리함은 셀프세차와 비교하기 어렵다. 몇 분이면 차가 반짝반짝 깔끔해진다.
계기반에서도 해당 기능이 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
자동세차장 중에서 터널식 세차장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닥 레일이 바퀴를 잡아 차를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터널에 들어간 뒤 직원의 신호에 따라 기어를 중립(N)에 놓아야 한다. 사이드미러를 접는 것도 필수.
그런데 요즘 나온 차에는 스톱앤고( ISG ) 기능이 장착된 경우가 많다. 브레이크를 밟아 정차했을 때 시동을 꺼서 불필요한 연료소모를 줄이고 배출가스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인 장치다. 하지만 이 기능은 자동세차장에서 오류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해서 주의해야 한다.
스탑앤고( ISG ) 기능 버튼은 보통 A자 주변에 동그라미 화살표 모양이 그려져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
세차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어를 바꾸기 전 시동이 꺼진 것을 모르고 멍하니 있다가 기계가 멈추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차종마다 작동방식이 다른데 유럽차들은 기어를 중립에 놓더라도 시동이 꺼진 상태에선 브레이크가 잠기는 경우가 많다. 차가 스스로 굴러가며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스탑앤고 기능이 있는 차종이라면 터널형 자동세차기계 진입 시 이 기능을 꺼야 다른 이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박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