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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마늄 팔찌 효과가 국제학술지에? 명백한 허위 광고, 밝혀진 효능 없어 [기사]

  • 작성자: 담배한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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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530
  • 2018.06.01

설 명절을 앞두고 건강 관련 제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게르마늄 팔찌’는 최근 몇 달 사이 중장년층에서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르마늄 팔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운동선수나 연예인을 앞세워 홍보하는 등 브랜드도 여럿 생겨났다. 가격도 수 만원 대에서 80만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이런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은 무엇일까? 업체들은 면역력 증강, 혈액순환 원활, 신경통과 관절염, 두통 등 통증 완화, 스트레스 해소 등이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떠한 원리로 이런 효능을 나타내는 지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 게르마늄은 대표적인 반도체, 현재 광섬유 재료로 주로 쓰여

게르마늄(Germanium)은 원자번호 32번의 탄소족 원소다. 1886년 독일의 화학자 클레멘스 알렉산터 빙클러(Clemens Alexander Winkler)가 발견해 독일 국가명을 붙여 이름 지어졌다. 게르마늄은 일본식 발음으로 ‘저마늄’이 공식적인 표기법이지만, 아직까지 더 널리 쓰이고 사람들에게 익숙한 표기는 ‘게르마늄’이다.

게르마늄이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반도체’라는 특징이 알려지고 나서다. 즉, 게르마늄은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 성질을 띤다. 실리콘이 사용되기 이전인 1960년대까지 게르마늄은 주로 반도체소자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최근엔 이산화저마늄(GeO2) 형태로 광섬유를 만드는 재료로 주로 쓰인다. 굴절률이 높고, 빛을 적게 분산시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또한 적외선 투과율이 높아, 적외선 및 열 촬영, 야간 투시 같은 광학 장치에 렌즈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게르마늄은 회백색으로 광택을 띠는 반금속 원소다. - Jurii(Wikimedia) 제공

게르마늄 원소에 대한 설명 어디에도 면역력을 높이거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등의 효능과 관련된 특징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유기 게르마늄의 항염증 작용과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통증 완화 등의 일부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나타내는 국내외 논문은 몇몇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유기 게르마늄을 섭취했을 경우이며, 그 효과 역시 위중한 환자 몇몇에게만 나타났을 뿐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취재를 위해 연락한 10여 명의 암 전문의 중 유기 게르마늄이 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는 전문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1997년 발표한 논문 ‘게르마늄 건강보조식품의 위해성 평가’에서 ‘건강보조식품으로 게르마늄을 섭취하는 것은 인체 건강에 상당한 위해 요인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장기간에 걸쳐 게르마늄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신장과 간 기능 장애 및 신경계 질병 등이 나타난 사례도 보고되었다.

● 팔찌에 달린 게르마늄 원석, 체내에 어떻게 영향 미칠까?

99.99%의 원석을 팔찌에 부착한다는 게르마늄 팔찌는 가루 형태로 섭취하는 유기 게르마늄과 비교하면 그 효능을 발휘(?)하기가 훨씬 어렵다. 유기 게르마늄은 일단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효능’이든 ‘위해’든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반면 팔찌에 달린 게르마늄 원석은 인체에 어떠한 영향조차 주기가 어렵다. 게르마늄을 비롯해 이른바 건강 팔찌라고 불리는 것들의 효과를 말할 때 ‘음이온’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음이온은 원자나 분자가 전자를 얻어 만들어진 입자를 뜻하며, 정확한 기능을 지닌 특정 원소나 물질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실제 음이온 중에는 슈퍼 옥사이드처럼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것도 많다”며 “게다가 전기를 띤 음이온과 양이온은 공기 중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기 게르마늄 보조제. 일부 암 환자들이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복용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 Gold Swallow Chemical 제공

● 게르마늄 팔찌 효과가 국제학술지에? 논문도 학술지도 ‘엉터리’

게르마늄 팔찌의 과학적 근거를 찾다가 ‘국제학술지’에 그 효능이 검증된 논문을 게재했다는 한 브랜드를 발견했다. 해당 브랜드는 작년에만 논문 3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광고했다. 해당 브랜드의 게르마늄 팔찌는 30~50만원 대로 판매되고 있으며, 중고도 20만원대로 판매하는 글이 다수 있을 정도로 고가다. 이 브랜드가 게재했다는 논문에 대해 오랜 시간 검색한 결과, 단 한 편만을 찾을 수 있었다.

‘World Journal of Pharmaceutical Research(WJPR)’라는 명칭의 학술지에 2017년 9월에 게재된 논문으로, 제목은 ‘The Perfect Health Solution(완벽한 건강 해결책)’이었다. 이덕환 교수에게 논문 내용에 대해 분석을 의뢰했다. 이 교수는 “일단 WJPR은 SCI 및 SCIE 등 국제 학술지 목록에 없다”며 “SCI 및 SCIE급이 아닌 학술지도 있지만 논문 내용을 몇 줄만 봐도 엉터리 ‘가짜 논문’ 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단 저자가 소속된 'St. Joseph Hospital, German'이라는 곳도 찾을 수 없고, 주소도 불명확한데다, 논문에 독일 국가명을 ‘German’이라고 쓰는 사람은 없다”며 “논문 내용 역시 특정 기업의 제품이 무조건 건강에 좋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하는 학술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논문의 결론은 ‘해당 업체는 가장 유명한 게르마늄 액세서리 제조 기업으로, 생산되는 게르마늄 제품이 면역력 증진, 통증 완화, 피부 및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런 논문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국제학술지에 연구성과가 게재된 첨단과학 게르마늄팔찌’라는 내용의 광고성 기사가 지금도 인터넷 상에 올라오고 있다. 해당 기업에 논문 내용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메일로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 교수는 “게르마늄 팔찌를 판매하는 업체의 주장은 전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은 것일 뿐”이라며 “근거 없는 상술에 소비자들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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