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청 즉흥적입니다. 그럼에도 생각이 많죠. 심사숙고해서 악수 두는 타입입니다. 거기다 포기도 빠르고 변덕도 있습니다. 최악의 조합이네요. 이런 제가 학창시절부터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을지는 말씀 안드려도 아시겠죠. 아마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그리 선호되지 않는 학생이었을 겁니다. 저 또한 이런 스스로를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매번 생각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적응할 수 있을까. 저의 화두는 늘 이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저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진짜 쓸모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두 해 정도 했다면 웃고 넘어갈 수 있는데, 전 학창시절 내내 그랬거든요. 방학은 세상의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고, 개학은 이를 시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세상의 기준 따위를 알 턱이 없으니 매번 실패. 쓸 데 없는 시간으로 낭비만 한 셈입니다. 주변에서는 제가 이런 고민을 했는지도 전혀 모르죠.
요즘엔 세상이 정말 다양하다 말합니다. 하지만 알고보면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죠. 취향이 아무리 독특하고 신기해도 그런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든 있을 겁니다. 정말 희귀한 타입의 인간은 세상에 얼마 존재하지 않을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 같은 동족이 있는 인간들 입니다. 획일화된 기준 따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오로지 비슷한 동족만 있을 뿐.
"남과 똑같을 필요도, 다를 필요도 없다. 내 스타일대로 살면 된다" 는 생각은 저를 지켜주는 버팀목 중 하나입니다. 더 이상 세상과 동기화 할 필요없다는 판단이 저를 홀가분하게 해줬죠. 그냥 저는 저니까요. 이 생각은 실제로 맞았습니다. 제가 만드는 것들 중 몇 가지는 특정 계층에서 매우 환영을 해줬습니다. 제 신념을 더 확고히 할 수 있는 사건이었죠. 제가 세상에 적응하려고 했다면 아마 저는 지금도 세상의 평균치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었을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절대로 못 찾습니다.
몇몇 분은 이러실지도 모릅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근데 세상 돌아가는 기준에는 맞춰 살아야 밥 먹고 살 수 있지 않겠냐'.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너무 제 멋대로 살면 안되겠죠. 그런데 저는 세상에 저를 끼워맞추려고 정말 노력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그만큼 너무 힘들었습니다. 글 내용에 따르면 세상엔 저 같은 동족도 분명히 있을겁니다. 그러니까 그 분들이 이 글을 보시거든 앞으로는 끼워맞춰 살지 마세요. 세상엔 획일화된 기준이 없어서 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개인 개성이니 뭐니 그런 얘기조차 꺼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안 맞춰도 돼요. 이렇게 살면 일이 훨씬 잘 풀리는 경험을 하실겁니다. 왜냐면 자기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니까 사람들도 좋아해 주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기 때문에, 저는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출처:디젤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