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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린의 세계와 미디어 속 포켓몬빵의 세계, 대혼돈의 멀티버스 (SPC 관련)

  • 작성자: 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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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667
  • 2022.10.19
올해 5월에 작성된 위근우 칼럼

http://n.news.naver.com/article/032/0003148125

현재 한국 사회에는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포켓몬빵에 환호하며 흔히 ‘띠부씰’로 불리는 포켓몬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마트를 순례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열광적이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계다. 또 다른 하나는 포켓몬빵을 만드는 삼립을 자회사로 둔 SPC그룹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임종린 지회장이 51일째(임 지회장은 원고 마감 다음날인 5월20일, 더 긴 투쟁을 위해 53일차로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 중인 엄혹한 투쟁의 세계다. 다차원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굳이 <닥터 스트레인지 2: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러 극장을 찾지 않아도 된다. 두 세계는 동시에 존재하지만 또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되어 있다. 지난 3월28일 임종린 지회장의 무기한 단식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 4월3일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선 배우 임원희가 투덜대는 탁재훈을 이끌고 포켓몬빵 구입을 위해 오전부터 마트를 전전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단식 일주일째. 4월18일 방송인 강남의 유튜브 채널 ‘동네친구 강나미’에선 포켓몬빵 구매를 위해 자칭 포켓몬빵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물류차를 쫓는 콘텐츠를 방영했다. 단식 22일째. 4월22일 개그맨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선 희귀 ‘띠부씰’을 찾기 위한 포켓몬빵과 쿠키런빵 먹방 콘텐츠가 공개됐다. 단식 26일째. 5월1일 SBS <런닝맨>에선 포켓몬빵 유행에 착안했다고 스스로 밝힌 ‘런닝몬’ 스티커 찾기 레이스가 펼쳐졌다. 단식 34일째.

(중략)

앞서 말했듯 포켓몬빵 신드롬의 세계는 사실 임종린의 세계로 지탱되고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 과연 임종린의 세계가 무너졌을 때 두 세계 사이의 심연은 그대로 사라지고 맛있는 삼립 빵과 ‘띠부씰’ 수집의 즐거움만 남을 수 있을까.

(중략)

물론 이러한 말 걸기가 두 세계 사이를 잇는 교량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포털 검색창에 ‘포켓몬빵’을 검색하면 수많은 경제지에서 입을 모아 포켓몬빵 마케팅을 찬양 중이며, 유튜브의 수많은 채널에서 포켓몬빵 관련 콘텐츠를 여전히 제작 중이다. 이 세계만을 보는 이들과 임종린의 세계를 사는 이들은 대화할 수 있을까. 다행히 5월13일 KBS1 시사 프로그램 <시사직격>에서 SPC그룹의 부당노동행위 문제를 다뤘지만, 여전히 매스미디어에서 재현되는 소통적 자원은 다른 한쪽에 과도하게 배분되어 있다. 이것은 불평등의 문제지만, 단순히 임종린의 세계가 착취되고 끝날 문제는 아니다. 앞서 말했듯 포켓몬빵 신드롬의 세계는 사실 임종린의 세계로 지탱되고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 과연 임종린의 세계가 무너졌을 때 두 세계 사이의 심연은 그대로 사라지고 맛있는 삼립 빵과 ‘띠부씰’ 수집의 즐거움만 남을 수 있을까. 사회는 우리가 같은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공통의 인식과 감각을 통해 유지된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진실은 그 공통의 지반이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 끝에선 누구도 웃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단식투쟁때 공론화 아쉬웠는데 이번에라도 제대로 공론화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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