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 유튜버 진용진이 한국의 비혼 여성에 대해 그린 <외면> 역시 그러하다. 그의 채널 주요 콘텐츠 ‘없는 영화’의 3회짜리 단편인 이 작품 부제는 ‘비혼주의 30대 여자 인생’이다. 과연 그들 비혼 여성들이 무엇을 ‘외면’했다는 걸까. 이야기는 서른을 앞둔 여성 은정과 그의 동성 친구들의 대화로 시작되며, 그들의 대화는 곧 ‘낮은 출산율’에 대한 주제로 넘어간다. 은정과 친구들은 반쯤 위악적으로 “우리나라 망했다”고 자조하지만, 경력 단절 문제와 여성 혐오, 부동산 상승 등의 사회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 같은 젊은 여성이 결혼을 할 이유는 없다고 단언한다. 이것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외면’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이 작품은 저출생이 불러온 위기에 대한 상상을 30대 비혼 여성이 스스로 불러온 재앙으로 구성한다.
저출생에 대한 책임을 오로지 비혼주의 여성의 선택 탓으로만 돌리는 건 직관적으로도 어딘가 부당해 보인다.
이 불평등 앞에서 비혼은 충분히 합리적으로 고려할 법한 선택지다. 그들의 선택을 비난할 근거를 찾기란 어렵다. 그래서 진용진이 선택한 방법은 지금 이곳에서 근거를 찾는 대신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를 어떤 미래의 모습에 기대는 것이다. 이 전략은 두 가지 면에서 효과적이다. 첫째 실질적인 논증 부담을 회피할 수 있으며, 둘째 잘못된 선택을 한 주인공이 징벌당하는 서사적 쾌감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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