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훈이 사투리에 대한 편견이 담긴 발언으로 빈축을 샀습니다.
김지훈은 1일, 넷플릭스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나눴습니다. 김지훈은 극중 길거리 싸움꾼 출신이자, 모스크바(이원종 분)의 아들 '덴버' 역을 맡았는데요.
그는 스페인 원작 덴버처럼, 호탕하게 웃는 쾌남 캐릭터를 선보습니다. 단순하고 정이 많은, 다혈질의 덴버를 그려냈습니다. 특히 김지훈은 부산·경남쪽 사투리를 구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지훈은 "서울 토박이라 사투리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다"고 자신에 대해 설명하며, "덴버의 단순, 무식, 다혈질 면모를 표현하려면 제가 원래 쓰는 서울 말로는 좀 부족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덴버)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투리가 효율적인 수단이라 생각했다"며 "완벽히 구사하기 위해 과외하듯이 (사투리를)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그의 연기 열정 자체는 칭찬할 만합니다. 평소 젠틀한 '실장님' 이미지와 180도 다른, 신선한 변신이었죠. 그러나 정작 사투리 자체가 어색했다는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김지훈의 인터뷰 발언 자체도 문제였습니다. 김지훈의 말을 정리하면, 서울말은 단순+무식+다혈질을 표현하기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
반면 해당 이미지에 적합한 건 사투리라는 이야깁니다. 즉, <사투리=단순+무식+다혈질>이라는 지역 차별적인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입니다.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러한 편견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진부한 이미지의) 깡패는 금목걸이를 차고, 화려한 셔츠를 입고, 껄렁이며 사투리를 사용하죠.
사극은 또 어떻고요. 양반들은 표준어를 우아하게 구사하고, 그들을 모시는 하인이나 노비들은 구성진 사투리를 쓰도록 연출하는 케이스가 다수였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곳에 사는데도요.)
서울말로도, 충분히 단순하고 무식한 깡패 캐릭터는 표현할 수 있습니다. 굳이 사투리를 써야 일명 '단무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 무의식 속에 자리잡힌 편견 탓 아닐까요?
http://www.dispatch.co.kr/220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