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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2018년 상반기 영화 Best 20 & 간단평 (스포 약간)

  • 작성자: Blessed
  • 조회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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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30

 

9.jpg

 

아무런 자격이나 권위는 없지만
영화 감상을 무척 즐기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2018년 상반기 영화 Best 20"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국내외 영화를 아울러서 함께 순위를 정했고
상반기의 기준은 국내 개봉 시점으로
2017년 12월 20일부터
2018년 6월 20일 사이에 개봉된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기준에 의해 관람한 영화들을 세어보니
대략 110편 정도가 되네요.

순위 선정은 당연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과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그 선정에 못마땅하신 점이 있다 할 지라도
너그럽게 넘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순위는 역순으로 감독을 명시하고
간단평을 첨가하겠습니다.
(간단평은 글의 편의상 경어를 생략하고
11위~20위는 짧게,
1위~10위는 다소 길게 쓰겠습니다.)


(20위)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우리가 써 내려가는 인생이라는 이야기에는
쉼표도 마침표도 필요하다.
그 쉼표와 마침표가 아름다운 사계의 변화 속에
적절하고도 담백하게 찍혀진다.


(19위) [온리 더 브레이브] (조셉 코진스키)
영화가 현실의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가장 올바른 방식을 보여주다.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까지 와락 껴안으며...


(18위) [콰이어트 플레이스] (존 그래진스키)
시작은 참신한 아이디어 딱 하나였지만
영리한 집중과 탁월한 효율의 연출력으로
장르적 쾌감을 만끽하게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밀리 블런트!


(17위) [원더] (스티븐 크보스키)
어기의 관점 뿐만 아니라 잭의 관점까지,
비아의 관점 뿐만 아니라 미란다의 관점까지.
공평하고 균형잡힌 카메라로
분투하는 인물들을 정직하게 관조하는,
현명하고도 따뜻한 영화.


(16위) [두 개의 사랑] (프랑소와 오종)
관람이 끝나자마자 바로 다시 보고 싶을 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품고있는 이미지를
차근차근 다시 감상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고 관능적이며 유니크한 심리스릴러.
프랑소와 오종이 깨달은 가장 자신다운 지점.


(15위) [더 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스파이 브릿지]과 함께 스필버그의 이 영화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기웃기웃 전전하다 제자리로 돌아와
바흐의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을 들게한다.
악기는 물론 톰 행크스.
언론은 국민을 섬겨야 한다!


(14위)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티븐 스필버그)
1980~90년대의 대중문화를 향해
성공한 덕후가 바치는 찬사와 아련한 향수.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다 돌아온 현실의 온기.
Thank you for playing my game.
에서 그만 눈물이 터졌다.


(13위) [코코] (리 언크리치)
언젠가는 망각된다 할 지라도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의 소중함.
죽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것임을...
삶과 죽음을,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음악이라는 황홀한 연결고리.


(12위) [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
머물러야 했던 때는 몰랐던 것들,
떠나보니 알겠네. 바보처럼...
냉정하게 떠나보냈건만
돌아서자마자 흐르는 눈물. 바보처럼...


(11위) [보리 vs 매켄로] (야누스 메츠)
플래시백이 어지럽게 교차할 수 밖에 없었을
영화의 구성은 예상 외로 침착하고 정교하며
슬로우모션의 쓰임새도 매우 만족스럽다.
신파적 요소를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끝내 길어올리는 뭉클한 감동 한 바가지.


(10위) [소공녀] (전고운)
뒤늦게 미소를 추억하는 이들을 뒤로 한 채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 초라한 공간에 몸을 눕혔을
미소의 허허로운 마음이 더 이상 얼어붙기 전에,
더 나아가 조로(早老)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가련한 젊음들이
꿈과 희망은 물론,
취향과 품위를 포기하도록 더 이상 강요받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가슴으로 껴안아야 함을...


(9위) [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
소수자들이 겪는 궁핍과 고난에 대해 감독은
가벼운 동정의 시선도
무책임한 희망의 시선도 거둔다.
가진 자들의 추악한 탐욕이
없는 자들의 삶에서 무지개마저 빼앗을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묵묵한 근심으로 고발할 뿐.
그리고 그 근심의 저변에는
쓰러졌음에도 다시 자라는 나무처럼
무니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감독의 간절한 바람이 깔려있기에
이 영화가 내뿜는 휴머니즘은 유독 진하다.


(8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프레스토의 속도로 찾아와
라르고의 속도로 머무는 첫사랑.
첫사랑이란 이름의 지진은
전진과 여진을 동반한 채
한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지만
그 과정을 견뎌야 어른으로 성장하고 성숙한다는,
첫사랑의 아이러니를 절묘하게 풀어낸다.
사랑에 빠진 시간 뿐만 아니라
사랑에 빠지기 두렵고 조심스러워
낭비되는 시간까지를 섬세하게 살피며.
내 이름으로 불러보는 너라는 첫사랑,
네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라는 나라는 첫사랑...


(7위) [세 번째 살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의 해체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던 감독이
가족을 벗어나 사회로 시선을 돌린,
게다가 스릴러장르의 외피를 두른 걸작.
접견실 유리벽을 사이로
시게모리와 미스미가 대화를 나누는 씬에서
카메라의 앵글은 참으로 감탄스럽다.
대체 세 번째 살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 섣불리 진실을 단정하고
정의를 행하지 못하면서 함부로 불의를 단죄하는,
이 사회의 무지하고 몰염치한 비인간성에 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살해가 아닐지...


(6위) [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
1층의 극장에서 흘러나온 불빛이
엘라이자의 침실로 스며들어
엘라이자의 잠을 깨우는 전반부를 지나,
엘라이자와 생명체가 사랑을 나누는 욕실에서
흘러넘쳐 바닥으로 스며들어 떨어진 물은
극장에서 잠들어있던 한 관객의 얼굴로 떨어져
그의 잠을 깨운다.
빛에서 물로 이어지는 각성의 연쇄적 고리가
아직도 온갖 편견 속에
타인과 타인의 사랑을 함부로 폄훼하는,
이 엄혹한 세상의 몽매한 자들에게
깨달음을 주기를...
물의 모양이
물을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달라지듯,
사랑의 모양도
사랑을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달라진다.


(5위) [쓰리 빌보드] (마틴 맥도나)
마땅히 밀드레드의 분노의 대상이 되야 할
딸의 강간살인범이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불완전한 인간들의 불완전한 응징과 복수가
또 다른 응징과 복수를 야기하는 아이러니는
씁쓸하고도 허무하다.
밀드레드의 분노는
무능하고 부정의한 공권력을 향한 것이 아니라
불합리하고 불가해한 삶에서
자신을 지탱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읽힌다.
혐오와 증오의 악순환을 끊어낸 것은
결국 공감과 연대,
공감과 연대의 근원은
진정한 반성과 진정한 용서였음을...
프란시스 맥도먼드와 샘 록웰의 연기 배틀은
차라리 기적!


(4위) [버닝] (이창동)
관람할 때는 내내 혼란과 충격에 휩싸이다가
관람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감상과 탐구가 시작되는 영화.
흥미진진하고 치밀한 구성을 갖춘 스릴러이자
계급과 계급 간의 조소와 투쟁을 다루는
정치사회극이자
이야기의 본질로서의 문학과 예술을 논하며
메타포와 당위성이 충돌하는 문제작.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건조하면서도 강렬한 홍경표의 촬영과
퉁퉁 튕겨지는 베이스의 리듬과 선율만으로도
관객들을 전율케 하는 모그(Mowg)의 음악.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고 납득하기 위해선
대체 몇 번의 관람이 더 필요할까...


(3위) [패터슨] (짐 자무쉬)
영화가 끝나는 순간
온 몸에 찬 물 한 양동이를 쏟아부은 듯한
찌릿찌릿한 통찰이 찾아온다.
평범한 일상과 묵묵한 노동을 예술로 승화시킨,
굳이 읽힐 필요도, 굳이 팔 필요도 없는,
아름다운 시를 써나가던 패터슨의 깨달음.
시는 여전히 씌어져야 한다는...
Would you rather be a fish?
패터슨은 한 마리 물고기가 되어
패터슨시의 그레이트 폴스를,
약간의 변주와 함께 지겹게 반복될 시간을
시라는 지느러미로 유영할 것임을...
오랫동안...


(2위) [팬텀 스레드] (폴 토마스 앤더슨)
스릴러, 심지어 공포영화의 장르까지를 넘나들며
게다가 적절한 유머와 냉소까지 잊지 않고 그려낸,
레이놀즈와 알마의 기막히고 전쟁같은 사랑은
수많은 사랑 영화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그야말로 천의무봉(天衣無縫)!
폴 토마스 앤더슨의 촬영과 편집의 솜씨에
바느질 자국 따위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오스카를 세 번이나 수상한 그의 마지막 선택이
이 작품임은 실로 의미심장하다.
하필이면 힘든 산등성이를 골라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던 그는
이제 그 자신이 하나의 산(山)이 되었다.
레이놀즈와 알마의 사랑은
결코 저주받은 것이 아님을 믿는다.


(1위) [1987] (장준환)
누군가는 반드시 말했어야 했던 우리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대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태도는
감격적일 정도로 경건하고 정성스러우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는 수려하다.
강약과 완급의 조절은 탁월하고
덜어냈으면 하는 씬은 하나도 없으며
허투루 쓰여진 대사는 하나도 없다.
긴장감을 축조하는 방식은 치밀하여
영화의 밀도를 높인다.
30년 전, 아니 그 이전부터
이 땅의 독립과 민주화와 정의를 위해 싸우다
숭고한 생명을 바친 이들을 기리는
진혼곡(鎭魂曲)은 그렇게 완성되고
1987년, 2017년 치열한 삶을 살았던 두 세대가
30년이라는 시간의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불러주는 위무의 노래는
그렇게 완성된다.
GV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감독을 처음 보았다.
그런데 그렇기에 이 영화가 더 좋다.
개봉과 동시에 이틀 연속해서 보았던 유일한 영화.
이 리뷰를 위해 반 년 만에 다시 보았음에도
뜨거운 눈물은 여전히 흘러내렸다.
이 영화를 1위로 선정함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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