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번 보고 너무 감동적이라 바로 한 번 더 감상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 봤을 때 놓친 씬을 여러 개 발견할 수 있었어요. 수미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장면, 그리고 인형을 가득 담은 자루를 도끼로 마구 내려 찍는 장면이 그랬습니다. 이 두 장면은 그보다 먼저 볼 수 있었던, 은주가 했던 행동을 사람만 바꿔서 그대로 따라한 것이거든요. 이걸 놓치는 바람에 영화의 반전을 전혀 예상 못하고 2시간 내내 "범인이 누구냐"에만 집착했던거에요.
그리고 제가 반전요소를 감지못한 또한가지 원인! "선악구도"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인거 같아요. '장화홍련'이라는 고전에서 계모는 장화 홍련을 억울하게 죽게 만든 나쁜 사람으로 묘사되지요? 물론 영화 장화홍련에서도 계모인 은주가 수연을 죽게 방조한 건 맞는데(모르는척 죽게 내버려두었음), 수연이 죽음으로 가게 된 원인이 반드시 계모의 수작 때문일거라는 편견 때문에 수연이 다른 이유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못했네요. 하여간 복잡합니다. "나쁜 놈"이 있는건 맞는데(아빠가 젤 나쁜놈이지만), 살인한 사람은 없는 묘한 연출. 그러나 살인자는 없지만 죽음의 계기를 만든 이는 3명이나 되구요...... 영화도 이렇게 복잡한데 현실은 정말 복잡하겠지요?
<스크린샷>
불륜과 나르시시즘과 소유욕과 이기심과 증오심의 콤비네이션 = 한 사람의 죽음
※ 비회원도 별점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