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를 보고 나서 플란다스의 개가 떠오르더군요.
만화적 상상력과 스토리 텔링이 돋보이지만 그런 상상력을 받쳐줄 묵직한 연출력이 아쉬운...
봉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예전에는 '플란다스의 개'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했었죠.
극장에서 보니, 이건 영화가 아니었다. 얼굴이 뜨거웠다. 등등.
그런데 살인의 추억, 괴물이 성공하고 나서의 인터뷰를 보면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 대해 서운한 기색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연이은 히트작이 나오다 보니, '플란다스의 개'도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흥행은 못했지만 좋은 작품이었다. 라는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봉감독 입장에서는 '그 때 당시에 좀 그런 말을 해주지.' 라는 생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플란다스의 개가 쫄딱 망하고, 정말 죽을 각오로 만든 작품이 '살인의 추억' 이죠. (본인 입으로 죽을 각오로 만들었다고 한 적 있음)
괴물 때 까지만 해도...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긍정적인 말을 많이 했었는데...
설국열차 때 인터뷰를 보면,
플란다스의 개가 그렇게 망하고, 좋아! 니들이 원하는데로 해주마.
정말 정석적이고 묵직한 빈틈없는 연출을 해주마.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었다고 말하더군요.
이쯤 되니까, 봉감독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 건 지 알겠더군요.
연출력이 돋보이는 묵직한 영화도 만들 수 있지만... 실제로 원하는 건 만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작품.
솔직히 살인의 추억, 그 한 작품 때문에 팬이 되었고... 그런 묵직한 연출을 좋아합니다.
괴물, 마더 때 까지는 참 좋았는데...
설국열차, 옥자는 좀 취향에 안 맞더군요.
뭐, 봉감독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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