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절반은 한국 절반은 미국을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기존 한국영화와는 아주 색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졌고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까지 드는 영화입니다.
각본 자체의 완성도가 한국 영화로서는 꽤 훌륭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일단 틸다스윈튼이 연기한 루시라는 캐릭터나 제이크 질렌할의 조니라는 캐릭터는 대사 하나하나가 인상적이고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캐릭터들입니다. 루시는 도축업계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피비린내를 웰빙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광적인 나르시스트입니다. 그녀는 전통적인 산업형 인간인 아버지와 언니를 극도로 경멸하죠
조니는 동물애호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도축기업에 몸담으면서
루시의 나르시시즘에 꽃단장을 해주는 일을 합니다. 사실상 돈에 자신의 영혼을 팔아가는 짓을 하면서 조금씩
미쳐가는 인물이라 할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육류를 좋아하면서 또한 도축이라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기에 이 영화의 메시지를 별로
공감하진 않습니다만 옥자라고 하는 이 개량형 돼지는 지능도 꽤나 높고 감수성도 대단히 풍부하게 묘사가 되어있죠.
그런 존재들이 그냥 인간의 식량으로서 비참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은 꽤나 슬프게 느껴집니다
(사실 돼지라는 동물이 개보다도 지능이 높은 동물이라고 하죠)
전세계의 인구를 먹이기 위해 지금 이시각에도 수많은 돼지들이 도축되는 현실에서
왜 하필 미자와 ALF라는 동물단체의 사람들은 그 수많은 돼지들 중 하나일 뿐인 옥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걸까?
지금 이 순간에 도축되고 있는 그 수많은 짐승 하나하나도 어쩌면 인간과 순수한 마음으로 교감할수도 있었던 그 누군가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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