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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열과 군함도 비교

  • 작성자: 김판석
  • 조회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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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7

영화 박열과 군함도는 똑같이 일제 강점기를 다루었으나, 관객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박열에 대해서는 조용하던 대중 여론이 군함도를 상대로는 큰 분노와 반발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두 영화의 성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박열과 군함도는 비슷해보여도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영화입니다.


일단 박열은 영화 내에서 선과 악의 기준이 뚜렷합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절대악이고, 그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조선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들은 절대선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에서 선량한 일본인들이 자주 등장해도 한국인 관객들에게 별 거부반응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 군함도는 영화에서 절대악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 제국주의가 나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 일본 제국주의를 공격하는 미군도 조선인들을 죽게 한 악으로 묘사되며, 조선인들 역시 상당수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악으로 그려집니다. 이 정도면 누가 진짜 악인지 애매모호하죠. 그렇기 때문에 군함도는 한국인 관객들에게 거부반응을 샀던 것입니다. 


또, 박열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나 조선인은 대부분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주인공인 박열과 가네다 후미코가 조선의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장면에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즐겁게 웃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실제로 극장에서 박열을 보면서 체험한 사실입니다.) 반면 군함도에서 조선과 조선인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 "이러니까 조선놈들이지...."라는 대사가 잘 말해줍니다. 이 역시 한국인 관객들의 반감을 사기에 딱 좋습니다. 


영화 박열의 핵심 주제는 제국주의에 맞선 사회주의자들의 투쟁입니다. 박열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국제 사회주의자들의 주제가인 인터내셔널을 불렀고, 조선인과 일본인을 막론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군함도의 핵심 주제는 그저 생존에 불과합니다. 군함도의 주인공들은 박열과는 달리,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고 확고하게 믿는 신념 때문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있으면 일본인들이 자기들을 다 죽일까봐 그게 무서워서(사실 이것도 감독이 만든 허구에 불과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우려 들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박열은 대의(大義)를 표방하고, 군함도는 소아(小我)인 수준에 그친다고 할 수 있죠. 


하나 더, 박열은 가급적 있는 그대로 역사적 사실과 고증을 살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도 없고 다소 밋밋하지만 역사 왜곡 시비에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군함도는 후반부의 대규모 탈출씬을 위해 역사적 사실이나 고증을 대부분 무시한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역시 박열은 조용했는데, 군함도가 역사 왜곡 영화라는 비판을 받게 된 주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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