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좋았습니다. 물론 얼렁뚱땅 넘어가는 부분도 있고 영화 내내 진행된 주요 사건을 매듭짓지 않기도 하죠. 단순히 캐릭터를 설명하거나 극 진행을 위해 갈등 상황이 소비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후반부 갈등의 당위성이 커서 감정이입이 잘 됩니다.
나문희의 할머니 연기가 좋았습니다. 억척스럽지만 한스럽고 성내다가 울다가, 사연을 담은 감정과 정서를 너무 잘 표현해 냅니다. 특히 다른 등장인물과 갈등 상황에서 할머니만 할 수 있는 반응을 보일때 캐릭터의 깊이가 더해집니다. 예를 들어서 '밥은 먹었냐?'라는 질문이 나온 타이밍이 기가 막히죠. 나문희 짱
이제훈도 괜찮았습니다. 이제훈은 현대극에서 대사를 또박또박 말 하는데 그게 공무원이라는 캐릭터랑 잘 어울리더 군요.
주변인물중 의외의 신스틸러는 진주댁. 의상이나 머리도 리얼한데 진짜 관객 눈물 쏙 빼는 장면을 진주댁이 만듭니다. 더군다나 그 장면이 제일 와 닿았던건 위로와 연대라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리고 이 영화가 갖는 큰 장점은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실제 사회에서도 그렇고 영화나 다른 매체에서도 피해자는 슬픔에 갇힌 인물로 그리고 그러길 원하죠. 피해자는 늘 슬퍼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피해자는 이후의 일상을 살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슬픔과 분노 기쁨등 산 사람이 느낄 모든 감정을 다 느끼고 경험하죠. 항상 울고만 있을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사람을 울립니다. 또 초반엔 웃기려 들죠.
우리나라 영화가 꼭 걸고넘어지려는 코미디와 신파를 모두 넣었지만 배우들이 호연과 당위성 있는 이야기로 두가지 모두가 조화롭습니다. 정서적으로 무척 가까운 영화였습니다.
※ 비회원도 별점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