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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블랙베리 프리브

  • 작성자: 국제적위기감
  • 조회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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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9


▲ 블랙베리 프리브에는 5.4인치 듀얼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IT 기기에 관심있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블랙베리 앓이를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오바마 대통령의 블랙베리 사랑에도 별 관심이 없었던 기자는 영화 신세계 속 말끔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배우 이정재가 손에 들고 있던 블랙베리 9900 시리즈에 뒤늦게 블랙베리 앓이를 시작한 적이 있다.

당시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면서 국내에서는 블랙베리 철수설이 나오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지름신은 결국 지르고 나서야 물러가는 법이기에 결국 꽤 많은 시간이 흘러 블랙베리 9900을 본따 만든 블랙베리 클래식을 직구로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기존 고성능 스마트폰과 사용환경에 너무 익숙해져 있던터라 감히 스마트폰을 바꿀 엄두를 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세컨드폰으로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쁜 쓰레기라는 별칭도 그렇게 나왔다. 너무 예쁜 겉모습에 구매욕구를 참지 못하고 일단 사버렸는데 기능이나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해 붙은 수식어다.

블랙베리가 3년 여의 공백을 깨고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소개한 복귀작인 프리브(Priv)는 블랙베리의 예쁜 쓰레기라는 애칭을 더 이상 붙일 수 없게 하는 제품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예쁘지 않고 성능은 좋아졌기 때문이다.

일단 성능 부분을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프리브는 블랙베리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앞서 나왔던 블랙베리 패스포트가 자체 운영체제에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일부를 설치하도록 지원한 적은 있지만 자체 블랙베리OS 대신 아예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제품은 처음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블랙베리에게는 안드로이드가 일종의 마지막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블랙베리는 한 때 탄탄한 보안성과 이메일, 메시지에 특화된 기능으로 업무용 휴대폰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iOS와 안드로이드의 성능과 보안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블랙베리의 강점은 사라지고 생태계와 호환성이 취약한 약점은 더욱 도드라지는 상황에서 택한 전략이다.

그럼에도 개인정보 애플리케이션 접근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는 안드로이드용 DTEK 앱을 선탑재 하는 등 자신들이 가진 강점인 보안 성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엿보인다. DTEK 앱은 마이크, 카메라, 위치, 개인정보에 대한 앱 접근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을때 접근을 차단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블랙베리의 주고객층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 사용자를 위한 생산성 지원 기능인 블랙베리 허브와 블랙베리 캘린더도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이기 때문에 카카오톡, 라인, 인스타그램 등 SNS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이 블랙베리OS를 정식 지원하지 않아 우회 방법을 찾아야만 했던 불편함은 겪지 않아도 된다.

이제 하드웨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가로가 넓은 5.4인치 화면 크기에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갤럭시S 엣지 시리즈 같은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 정도다. 여기까지 놓고보면 디자인 측면에서는 블랙베리를 떠올릴 구석이 별로 없다.

여기서 화면을 위로 밀면 슬라이딩 방식으로 적용된 4행의 쿼티(QWERTY) 키보드가 나타난다. 기기 두께가 비교적 얇고 화면 뒤에 숨겨져 있는 탓에 처음 보고는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다. 안드로이드라는 모험을 택하면서도 블랙베리가 가진 매력의 8할이라고 할 수 있는 쿼티 키보드는 살려낸 셈이다.

가상키보드와 물리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블랙베리 특유의 키보드 조작감을 선호하는 매니아들에게는 그 자체로 구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제품인 만큼 한글이 각인돼 있기 때문에 그동안 직구로 구입한 한글 자판이 없는 블랙베리를 사용하거나 사설업체를 통해 한글각인 서비스를 맡겨야했던 불편이 사라졌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가상 키보드의 익숙해진 기자는 쿼티 키보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자판 크기가 워낙 작아 오타가 나기도 했고 alt+엔터키 조합의 한영 전환이나 특수문자 입력 방식도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 물리 자판의 필요성이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슬라이드 휴대폰의 손맛과 물리 키보드 조작감에 일부러 키패드를 사용하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건 디자인이다. 5.4인치 그 자체로도 작지 않은 크기인데다가 슬라이딩 화면을 열면 길이가 30% 정도 더 길어져 부담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 화면을 슬라이딩해 올리면 무게 중심이 위로 쏠리기 때문에 불안정한 부분도 있다. 이런 불편함을 상쇄하기 위해 쿼티 키보드를 위아래로 쓸어 화면을 스크롤할 수 있고 왼쪽으로 쓸면 글자가 지워지도록 하는 신선한 기능이 있지만 역부족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블랙베리 특유의 디자인, 속된말로 간지가 없다는 게 치명적이다.

다른 성능들은 최근 나오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해상도는 QHD(2560x1440)로 최고 수준이지만 화면 전환이 느려 잔상이 오래 남는듯한 느낌을 줘서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터치 감도도 조금 아쉽다. 프리브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808로 지난해 출시된 LG전자 G4, V10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배터리 용량은 큰 편이다. 프리브에는 최대 22.5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는 3410mAh 내장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기기가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전환돼 배터리 소모를 줄여준다. 후면카메라 화소수는 1800만 화소이지만 전면카메라는 200만 화소로 최근 스마트폰에 500만화소 이상 전면카메라 탑재가 대중화되는 추세와 비교해 아쉽다.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부분은 가격이다. 블랙베리 프리브의 국내 출시 가격은 59만8천원이다. 프리브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제품이다. 국내 판매가 늦어지면서 출시된 지 열달이나 지난 구형폰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을 통해 온라인 구입시 15곳의 AS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앞서 언급한 키패드 한글 각인 등 한글화 작업이 반영됐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듯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3년여 만에 복귀한 블랙베리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LG전자 V20, 애플 아이폰7의 대결이 예고된 전장 한 가운데에 신제품을 내놨다. 가격 역시 크게 자존심을 꺾지 않았다. 국내 시장 상황이나 경쟁작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구매층이 확실하다는 것을 강점이자 한계로 가진 블랙베리는 프리브를 통해 정확히 이 틈새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브는 블랙베리 쿼티 키보드의 장점을 살리면서 생존의 대안으로 안드로이드를 이식한 스마트폰이다. 블랙베리가 아니라 쿼티 키보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이라는 느낌이 오히려 강하게 든다. 키보드 외에는 뚜렷한 장점과 단점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아쉬운 부분은 디자인이다. 블랙베리가 프리브에서 가능성을 찾아 소위 간지나는 클래식 디자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접목한 신제품을 내놓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블랙베리 프리브 주요 사양
▲크기 147x77.2x9.4mm ▲5.4인치 2560x1440(QHD) 해상도 디스플레이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 ▲3GB 램(RAM) ▲32GB 내장메모리 ▲퀄컴 스냅드래곤808 프로세서 ▲3410mAh 배터리 ▲후면 1800만화소 카메라 전면 200만화소 카메라 ▲슬라이딩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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