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내 연설 들어라" 민주당 "그만하고 사과해" 아수라장 국회

입력
수정2019.03.12. 오후 3:38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 “그만해라” 고성에, 나경원 “연설 마치기 전까지 못내려 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여당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에 가로막혀 상당 시간 파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이 나오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그만해라”, “사과하라”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퇴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이철희 의원 등이 자리에서 나와 항의하자 한국당 정양석 수석부대표, 정용기 정책위 의장, 권성동 의원 등도 단상쪽으로 나와 다툼을 벌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지만 고성은 계속됐다. 민주당 강병원, 표창원, 기동민 의원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요구하자 자리에 앉아있던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로 나 원내대표를 응원했다.

문 의장은 소란을 수습하기 위해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소환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 의장에게 “이런 연설을 어떻게 들으라는 거냐”면서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이런 말도 못 하느냐. 듣기 싫으면 나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문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논의 중에도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끊이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사과해”라는 구호를 외치자 나 원내대표도 맞불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원내대표의 얘기도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태도가 이 정권을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가 “제발 조용히 해달라”며 “교섭단체 연설을 끝내기 전까지는 절대로 내려갈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파행은 계속됐다.

결국 문 의장이 수습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에게 연설을 잠시 중단해줄 것을 요청한 문 의장은 “국회는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여러분이 보여주는 것은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며 “나 또한 청와대 스피커라는 소리를 듣고도 참았다. 귀를 열고 들으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상당한 수위의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문 의장의 발언에 여당 의원들의 반발이 잦아들면서 교섭단체 연설도 재개됐다. 나 원내대표는 “의장님 말씀의 일부는 감사드리면서 (문 의장이 자신의 발언을 지적한 것에 대해) 일부 발언은 민주당 출신 의장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며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이날 여야의 싸움으로 국회 교섭단체 연설은 20분이 넘게 지연됐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네이버 메인에서 채널 구독하기]
[취향저격 뉴스는 여기] [의뢰하세요 취재대행소 왱]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
댓글

국민일보 댓글 정책에 따라 국민일보에서 제공하는 정치섹션 기사의 본문 하단에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