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쏘고 죽이는 게임 즐기더니…입대 직전 "난 여호와의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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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21.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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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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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이미지. [중앙포토]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병역법 위반죄가 확정됐다. 평소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오버워치(옵치) 등을 즐긴 점 등이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다. 배그·옵치는 무기로 다른 게임 유저 등을 죽이는 '슈팅 게임'이다.

대법원 3부 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6년 8월 침례를 받아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됐지만 2009년 6월 이후 종교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후 2012년 10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수차례 현역병 입영 통보를 받았지만 복학과 자격시험 응시, 자기계발 등의 이유로 입영을 연기해왔다. 종교적 신념을 입영 연기 사유로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8년 6월 헌법재판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한 뒤, 8월 입영 통보를 받고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했다. 그 다음달부터는 9년 만에 종교활동도 재개했다.

1심은 A씨가 병역을 거부할 만큼 진실한 종교적 신념이 없음에도 헌재 결정에 편승해 군 복무를 회피한 것이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가 종교 활동을 재개할 때까지 총기 게임을 즐기며 '양심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으로 봤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인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이후에도 '성서 교리'에 반해 ▶공동공갈 ▶무등록 자동차매매 사업 ▶무면허 음주운전 등으로 7차례나 입건돼 처벌받은 것도 종교적 신념이 크지 않다는 근거로 봤다.

이후 A씨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며,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양측 모두 항소했다.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고,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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