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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노인들…해마다 느는 '老暴' 실태

노인 5대범죄율 가파른 상승, 폭력범 두드러져…소외감, 빈곤이 범죄로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최현규 기자 | 2016-01-02 07:00 송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의 한 노인무료급식소 앞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의 한 노인무료급식소 앞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지난달 29일 오후6시 서울 3호선 전동차안. 술에 취한 이모(63)씨가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내리려던 김모(71)씨에게 느닷없이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셨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별다른 이유없이 사람을 친 이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횡설수설했다. 이씨를 조사한 이동연 종로경찰서 형사2팀장은 "노인들끼리 술에 취해 싸우거나 이유없이 행인을 때리는 사건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6일엔 어버이연합 회원 고모(79)씨가 정용근 혜화경찰서장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씨는 종로구 대학로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TF 사무실 앞에서 야당의원들과 대치하던 중 시위상황을 점검하던 정 서장을 플라스틱 물병으로 때려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11월8일엔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여성을 죽인 60대 남성이 붙잡혔다. 피의자 허모(61세)씨는 종로3가역 인근 A(59세·여)씨의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 피해자를 목졸라 살해했다. A씨와 정기적으로 만나던 허씨는 "보름전 A씨 집에 놓고 간 양말과 운동화를 세탁해두지 않아 다투다가 무시하는 느낌을 받아 살해 후 도주했다"고 자백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60대 이상 노인 범죄가 늘고 있다.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61세 이상 노인의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강간추행·절도·폭력) 사건은 2010년 7965명에서 2014년 9415명으로 18.2% 늘었다. 
 
같은 기간 5대범죄 사건이 13만6101건에서 11만953건으로 18.6% 줄었지만 노인들의 범죄는 폭증했다. 특히 청소년(14~19세) 범죄가 5년새 28.9%, 20대 25.4%, 30대 24.1%, 40대 26.7% 큰 폭으로 감소한 것과 눈에 띄게 비교된다.
  
2014년 노인범죄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살인 27명 ▲강도 22명 ▲강간·추행 363명 ▲절도 2058명 ▲폭력6954명이다. 살인과 강도가 5년전 보다 각 6.9%, 37.1% 감소한 반면, 강간·추행은 55.1%, 절도 16.4%, 폭력은 17.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노인범죄율이 가파르게 높아진 이유로 고령화 시대 노인들의 소외와 좌절감, 경제적 빈곤 등으로 꼽는다. 평균수명이 늘어 전체 인구비율에서 노인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이들이 겪는 사회적 무력감이 폭행, 절도 등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전과 달리 노인들은 노후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퇴직하지만 마주하는 현실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사회적으로 고립됐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며 "심리적 어려움에 경제적 빈곤이 겹쳐 범죄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범죄율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최 원장은 "정부와 민간기업, 사회가 나서 늘어나는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이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라고 말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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