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MB가 국민께 사과드리고 용서 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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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1.20. 오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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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키맨’ 떠오른 김 전 부속실장 “충언하지 못한 죄 크다”

검찰수사 협조 “배신감 때문 아니야…수사 워낙 탄탄”

‘국정원 특활비’ 미화 1억원 김윤옥쪽 전달도 거듭 확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고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으로 당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주목받아왔다.

그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그 한 분(MB)밖에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근무 당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10만달러를 전달받아 2011년 방미를 앞둔 김윤옥 여사 쪽에 전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조여오는 검찰 수사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라고 한 것도 김 전 실장의 수사 협조에 위기감을 느껴서란 분석이 나왔다.

김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당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1억원 상당을 미화로 받아 그대로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여성 행정관에게 줬다”고 했다. 그는 “김윤옥 여사 측에 전달한 것은 맞지만 항간에 보도된 것처럼 제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에게 받은 돈을 강현희 제2부속실장에게 줬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도 했다. 전달 사실을 윗선에 보고했다고 했지만 윗선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특활비 전달 통로가 자신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었지만 서로 간에 그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는 “심적으로 좋지 않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특활비가 과거 관행인 것은 맞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이 관행이라고 용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 전 대통령께서 국민에게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참모들이랑 숙의할 때 그런 진실들을 소상히 이야기하셔야 할 텐데, 사실관계를 모르는 참모 20명, 30명 모아 놓고 이야기해봤자 무슨 답이 나오겠냐”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한 이유가 알려진 것처럼 ‘배신감’(아내 사망 때 대통령 부부가 조문을 오지 않은 일이나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으로부터 1억8천만원을 받고 구속된 뒤 사면에서 제외된 일 등)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가 워낙 탄탄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더 이상 아이들에게 잘못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때 모셨던 분이라 섭섭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저도 ‘이러시면 안 된다’고 충언을 하거나 바로잡지 못한 죄가 있다”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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