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점 이상 잃고 1점도 못낸 최초의 팀, 주인공은 '아낌없이 준' 롯데

허행운 기자 2022. 7. 25. 05: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대급 불명예 기록이다.

롯데는 자신들의 기록을 놓친 것은 물론 승자 입장에서 순식간에 패자가 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롯데가 그 최초의 불명예 기록을 썼다.

롯데 타선에서 이날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단 4명으로 한동희가 멀티히트를 쳤고 황성빈, 박승욱, 고승민이 각 1안타를 올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역대급 불명예 기록이다. 무기력하다라는 말의 뜻은 이날의 롯데 자이언츠에게 가장 적합했다.

강판되는 글렌 스파크맨.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지난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1차전 홈경기에서 0-23으로 대패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통틀어 두 번째로 나온 20득점 이상 경기다. 지난 5월 26일 대전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전의 24-3 두산 승리 이후 약 2달 만이다. 지난해 통틀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20득점 경기가 벌써 두 번째로 나왔다.

특히 이날 경기는 더욱 대패(大敗)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정말로 역대 가장 크게 진 경기이기 때문. 롯데는 1982년 시작한 KBO리그 41년 역사에서 가장 큰 점수 차이로 패한 팀이 됐다. 종전 최다 점수차 기록은 22점차로 역대 2번 있었다. 

첫 번째는 지난 1997년 5월 4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27-5로 LG 트윈스를 누른 경기였다. 정경배의 유일무이한 연타석 홈런이 터진 전설적인 경기였다. 두 번째는 비교적 최근인 2014년 5월 31일 잠실야구장에서 롯데가 두산을 23-1로 누른 경기였다. 롯데는 자신들의 기록을 놓친 것은 물론 승자 입장에서 순식간에 패자가 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KIA 타이거즈

반면 KIA가 작성한 기록은 모두 좋은 의미의 역사였다. 1992년 6월 28일 전주 쌍방울 레이더스전(당시 해태), 2017년 6월 29일 광주 삼성전의 22득점을 넘긴 KIA의 프랜차이즈 최다 득점 기록 경기다. 아울러 2017년 6월 28~29일 광주 삼성전(20안타-29안타), 2018년 8월 11~12일 문학 SK전(24안타-25안타)에 이어 이틀 연속 20안타를 쳐낸 3번째 2연전이다.

명과 암이 극명히 갈린 경기다. KIA는 박찬호 제외 선발 전원 안타였다. 생애 첫 5안타의 황대인을 필두로 3안타가 3명, 2안타가 4명에 달했다. KIA의 팀 26안타는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인 29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사를 남기기엔 충분히 뜨거웠다.

반면 롯데는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글렌 스파크맨을 시작으로 진승현-김민기-문경찬이 사이좋게 5실점했다. 8회 2실점한 최준용까지 포함해 8명의 투수 중 5명이 모두 실점했다.

그렇게 0-23 패배가 만들어졌다. 주목해 볼 점은 또 있다. KBO리그 41년 역사상 한 팀이 20점을 이상을 내준 지난 53번의 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지 못한 팀은 없었다는 것. 최소 1점이라도 거둔 경우가 5번 있었고 무득점은 없었다. 롯데가 그 최초의 불명예 기록을 썼다.

롯데 타선에서 이날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단 4명으로 한동희가 멀티히트를 쳤고 황성빈, 박승욱, 고승민이 각 1안타를 올렸다. 이중 박승욱과 고승민은 경기 중간 벤치에서 투입됐다. 스타팅 중 7명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롯데 자이언츠

그렇다보니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롯데는 5회가 끝나고 클리닝 타임이 올 때까지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지 못했다. 이미 점수가 0-21로 벌어진 6회말 공격에서 황성빈이 롯데의 첫 2루타를 만들었지만 의미가 있을 리 만무했다. 이어진 7~8회에도 각각 1사 1,2루와 2사 1,2루까진 도달했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단 한 점도 얻지 못한 롯데였다.

그럼에도 롯데 팬들은 득점 기회가 될 때마다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이미 승패는 물 건너갔지만 응원하는 팀의 1득점을 간절하게 바랐던 것. 결국 팬들에게 1점조차 선물하지 못했지만 0-23으로 졌다고 승률이 더 줄지는 않는다는 것이 위안이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인 패배에도 롯데가 다시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