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언젠가는 인간이 패배하고 인공지능이 이길 것이라 본다"


지난 8일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치기 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인간 대표 바둑 최강자를 이긴 날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와버렸고, 그래서 9일 5번기 1국 이세돌 9단의 패배는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바둑 세계 최강자 이세돌(33) 9단이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세기의 대국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에 불계패 한 날, 전 세계 네티즌은 충격에 빠졌다.


물론 첫판을 졌을 뿐이고, 아직 4판이 남아 있지만 이날의 충격은 인류가 달에 착륙한 날 못지않았다.


특히 이날 알파고는, 오로지 이기도록 설계돼 있어, 어떤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멘탈', '직진' 강철기계의 모습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키며 묘한 불안감을 조성했다.

대표적으로 회자된 것이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할리우드 영화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현실로 실현됐듯, 영화처럼 현실에서도 인공지능이 인류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다.


구글 딥마인드가 인공지능 알파고는 스스로 경험을 쌓으면서 실력을 향상시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일일이 프로그램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자가학습 능력도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감정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 9일 대국을 본 바둑 관계자들은 사람처럼 바둑을 두면서도, 벽같은 존재감을 느끼게 했다며 알파고를 놀라워했다.


이미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5월 호킹교수는 "인류는 100년 내에 인공지능에 의해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최고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도 "인공지능 연구는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에 대한 심각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단 한판의 대국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호킹의 예언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늘(10일) 열리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2국에서 이 9단이 꼭 이겨주기를 바라고 있다.


뉴미디어팀 석혜란기자 shr1989@sportsseoul.com


사진=SBS제공, 영화 '터미네이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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