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우선".. 인천, 유상철 감독 복귀 거절

문현웅 기자 2020. 6.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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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투병 중인 프로축구 K리그1 유상철(49) 인천 명예감독의 ‘사령탑 복귀’가 결국 불발됐다.

인천은 29일 “유 명예감독이 최근 구단 수뇌부를 만난 자리에서 인천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현장 복귀 의사를 강력하게 밝혀 차기 감독 후보로 고려했으나, 아직은 치료에 전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판단해 논의를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9일 성남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인천 선수들을 안아주는 유상철 명예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유상철은 현역 은퇴 후 대전, 울산대, 전남 감독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인천 사령탑을 맡았다.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이었다. 그가 부임할 당시 인천은 9경기 연속해 승리 없이(2무 7패) 부진하며 최하위(12위)에 머물러 있었다.

유상철은 지휘봉을 잡은 지 5개월 만인 10월 19일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팀을 10위까지 끌어올렸으나, 바로 다음날인 20일 황달 증세를 보이며 입원했다. 그는 1주일 뒤인 27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다시 모습을 보였지만, 그해 11월 19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 인천은 그달 30일 경남과 0대0으로 비기며 10위 자리를 굳히고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유상철은 지난해 12월 28일 건강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고, 구단은 5일 뒤인 이듬해 1월 2일 그를 명예감독으로 선임했다.

인천은 지난 28일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하며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 됐다. 전날인 27일 FC서울과의 리그 원정 경기에서 0대1로 진 인천은 7연패 수렁에 빠지게 됐다. 일곱 경기를 연달아 진 것은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은 개막 이래 2무7패(승점 2)를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 팀 중 승리한 경기가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 바로 위 순위인 부산(11위·승점 8)과는 승점차가 6에 달한다. 배인성 인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유 명예감독이 팀의 위기를 몹시 걱정하고 있으며, 직접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확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천 팬 대부분은 유상철의 복귀를 반대했다. 그의 건강을 염려해서다. 이들은 트위터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차라리 강등을 당했으면 당했지 완치되지도 않은 감독님(유상철)을 부르면 안 된다”, “프로야구에선 건강하던 감독마저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일이 최근 있었다. 감독님이 원해도 구단에서 말려야 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지난 25일 실제로 프로야구 SK 염경엽(52) 감독이 두산과의 홈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건이 있었다. 그는 검진 결과 불충분한 식사와 수면,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심신이 쇠약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SK는 7연패를 당하며 리그 9위까지 추락한 상황이었다.

인천 구단도 그가 아직 투병 중임을 고려해 복귀 요청을 거절했다. 배 팀장은 “우리 역시 ‘월드컵 4강 영웅’인 유 명예감독의 건강을 깊이 걱정하고 있으며, 지금은 그가 팀을 위해 헌신하기보다는 치료에 전념할 시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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