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감독님, 죄송하지만 이 금액 다신 못받을것같아요"[비하인드]

[진주=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경남FC의 '외국인 주장' 윌리안(28). 올시즌 10경기 5골 4도움의 맹활약 중이지만 더 이상 경남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리그내 승격 경쟁팀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이적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

경남 설기현 감독은 왜 자신들이 윌리안을 보낼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윌리안은 왜 떠날 수밖에 없는지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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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경남FC는 22일 오후 7시 경남 진주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2라운드 충남 아산FC와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경남은 최근 윌리안의 대전 하나 이적설이 불거졌고 윌리안은 지난 12일 전남 드래곤즈전 이후 명단에서 제외되고 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윌리안을 FA로 영입했던 경남은 당시 선수측 요구에 따라 바이아웃(일정금액 이상 제의시 이적허용조건)을 삽입했다.

이적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 윌리안은 좋은 외국인 선수로 K리그에 정평이 났었기에 꾸준히 윌리안을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바이아웃 이적료에 선수연봉까지 생각하면 윌리안을 데려가기 쉽지 않아 타팀들이 포기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윌리안은 지난해 경남 창원에서 자녀를 낳고 창원에서의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다. 또한 올시즌을 앞두고 설기현 경남 감독이 윌리안의 경기 준비 자세와 열정을 높게사 외국인 선수임에도 공식 주장으로 임명할 정도로 믿음을 보냈다. 윌리안이 이적할 가능성이 적었던 이유들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시작된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승격을 노리는 대전이 윌리안 영입에 나섰다. 윌리안에 대한 바이아웃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물론 K리그2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막대한 연봉을 약속했다. 단순히 연봉뿐만 아니라 윌리안에게 부가적으로 여러 혜택까지 파격적인 수준으로 지원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이 구단을 인수했지만 첫해였던 2020시즌에는 4위, 지난해에도 2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승격에 실패한 대전 하나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격하기 위해서는 'K리그2 최고 외인' 윌리안이 절실하다는 입장.

경남을 떠나는 것에 아예 관심이 없던 윌리안 입장에서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윌리안은 설기현 감독과 개인면담을 통해 "감독님, 죄송하지만 대전으로 떠나야할 것 같다. 앞으로 프로생활을 하면서 이정도 금액은 받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설 감독은 "선수가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높았던 바이아웃조항도 충족했다"며 "사실 경남에서도 연봉을 인상한 재계약을 제의했지만 오히려 대전이 다시 더 높은 금액을 윌리안에게 제시했다. 어쩔 수 없을 정도의 금액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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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윌리안 중심으로 짜여있었는데 솔직히 타격이 크다. 팀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망쳐진 상황"이라고 말한 설 감독은 "대체자 영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팀연봉의 한계치에 있는 상황"이라고 대체자원 영입도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설 감독은 "대체자를 영입한다면 윌리안 같은 윙어 스타일이 아닌 티아고의 부담을 덜어줄 스트라이커 유형을 생각한다. 아예 트윈타워로 세우는 것도 고려 중이다. 티아고의 활약이 워낙 좋다보니(15경기 11골) 이제 상대팀들이 티아고에 대해 맨투맨 마크를 서고 있다. 그 부담을 덜어줄 스트라이커 영입을 생각 중이지만 구단과 더 얘기해봐야한다"라고 설명했다.

주장이자 10경기에서 5골 4도움으로 최고의 활약 중인 윌리안이 대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명확하고 경남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