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는 2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한 활동은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우크라이나인회와 연락이 닿으며 규모가 커졌다. 전 세계에서 모인 후원금으로 구매한 물품은 지난 1일 처음으로 국경을 넘었다.
물품 종류는 생필품부터 군용 물품까지 다양하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지인들과 연락하며 필요한 물품 목록을 직접 받아서다. 조씨는 "야간 투시 기능이 있는 드론, AK스코프, 나이트비전, 써말비전, 플레이트 캐리어, 방탄 헬멧, 고글, 침낭, 의복 등 군사 작전을 위한 기능성 물건을 구입한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필요한 커피, 초콜릿, 에너지바 같은 간식류나 머리끈, 양말, 샴푸 등 생활용품, 붕대 등 의약품도 구매한다"며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무너진 건물을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여기에 필요한 기기나 방진복도 보낸다"고 말했다.
지원 물품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요오드'가 꼽혔다. 조씨는 "전쟁 중에 방사능이 누출되거나 전술핵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내부 피폭을 막아주는) 요오드를 2000알 정도 구매했다"며 "약국을 돌면서 남은 요오드를 구매하는 것도 힘들었고,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혹여나 싶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지원 물품은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에서 전국으로 배달된다. 전선으로 직접 물건을 보낼 수 없을 때는 보급지에 왔을 때 가져갈 수 있도록 후방인 흐멜니츠키에 보관한다. 우크라이나 정규군은 대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어 7일간 현장에서 근무하고 2일은 물자를 보급받고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교대해서다.
조씨는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에 대해 "필요한 물건이 필요한 곳에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동이 제한된 상황이라 식품, 의약품, 생필품이 적재적소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저희가 직접 필요한 물품을 취합해 전달하는 이유"라며 "게릴라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은 보급을 받으러 왔을 때 물자가 없으면 그대로 다시 전장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조씨가 보내는 물품은 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조씨는 "물건을 받을 때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졌으면 해서 초콜릿을 정성들여 포장해서 보냈다"며 "며칠 후 전장 한복판에 있는 군인으로부터 '크리스마스 아침에 선물을 뜯어보는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조씨는 "제 행동이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며 "다만 내가 아는 사람들이 고통에 빠져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조씨는 당분간 바르샤바에 머물며 지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자는 동안 폭격을 당해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달린다"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면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응원을 보내달라. 이들은 마지막 숨결이 닿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