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MB, 부축 받고 벽 짚고..퇴원 후 첫 법정 출석
양 볼 패여 수척…벽 짚거나 교도관 부축받기도
김백준 자술서 공개…“김소남에게 2억 받아 전달”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고 퇴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만에 법정에 나왔다.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는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양 볼이 패여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는 걷기가 버거운 듯 오른손으로 벽을 짚으며 걸음을 옮겼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으로 들어올 때도 교도관의 부축을 받았다. 검사석과 방청석 사이를 가르는 나무 울타리를 짚으며 천천히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22일 구속된 이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4월 9일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는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법정에서 변호인을 통해 "재판에 계속 출석하기 어려운 건강 상태"라고 밝히며 선별적으로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치소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게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수차례 권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특혜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거부했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전언이었다. 지난 6월 27일, 28일과 지난달 18일 재판은 이 전 대통령 건강 문제로 연기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면무호흡증과 당뇨 등 증상이 심해져 입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추가 진찰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5일간 병원에 머물다 3일 오후 퇴원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2억원의 공천헌금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자술서가 공개됐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3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이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게 해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후 김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고 적었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3~4월쯤 김 전 의원으로부터 청와대 앞 도로에서 5000만원씩 4번에 걸쳐 합계 2억원을 받아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하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며 "돈을 받기 전후 이 전 대통령에게 '김소남이 인사를 했다'고 말씀드렸고, 이병모와 함께 집무실에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말씀드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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