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오원춘 인육설’로 본 중국 식탁 위 ‘식인풍습’ 실태

  • 이수지 susji@ilyosisa.co.kr
  • 등록 2012.06.05 09: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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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고기로 회 떠 먹고 끓여 먹고…

[일요시사=이수지 기자] 피살자의 사체를 280여 조각으로 나눈 수원 살인사건의 잔혹성과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질타가 거셀 무렵이던 지난 4월 중순. ‘오원춘이 애초에 인육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른바 ‘오원춘 인육살인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범행동기, 시신훼손행위 등의 이유를 대며 그가 인육조달책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의 한 남성이 인육을 먹고 판매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중국인인 오원춘은 이런 태생적 환경과 맞물려 실제 인육공급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를 것일까. ‘사람 먹기’도 예술행위로 승화한다는 중국의 충격적인 식인문화를 들여다봤다.

오원춘 인육설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윈난성 쿤밍시 진닝현 진청진에서 사람을 살해해 그 인육을 먹고 시장에서 인육을 판매한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됐다. 이 사건은 지난달 25일 중국 <광시신문>이 보도하고 AP, AFP통신 등 외신이 전 세계에 타전했다.


50대 남성
‘식인’ 혐의로

용의자는 56세의 장융밍. 중국 공안은 진청진과 인근 지역에서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고 지난 4월 말, 다시 19세 청소년 한야오의 실종 신고가 들어오자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장융밍의 집에서 증거물을 찾아냈다.

공안은 장씨의 집에서 한야오의 전화카드, 은행카드 등을 찾아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공안이 처음 장씨의 집을 수색했을 때 사람 눈알로 담근 술병들과 줄에 걸어 말리고 있던 사람고기 조각을 발견한 것.

공안은 한야오의 소지품 외에 다른 실종 청소년들의 몇몇 소지품도 발견했다. 또 이전에도 비닐봉지에 담긴 사람 뼈가 장씨의 집에 걸려 있었다는 마을주민의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11일 장씨를 체포했다.

<광시신문> 보도에 따르면 장씨는 과거 살인죄로 20년을 복역, 출소했으며 평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성격으로 인근 주민은 그를 ‘식인 괴물’로 불렀다고 한다.


또 장씨는 그간 시장 내 타조고기를 파는 구역에서 판매행위를 해왔다고 한다. 이에 따르면 주민들이 타조고기인 줄 알고 장씨에게서 구매한 것이 인육이었던 셈.

“오원춘은 애초에 인육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시장에 인육 내다팔고 사람 눈알로 술 담근 남성 체포

이 사건에 앞서 쿤밍시에서는 지난 수년 간 청소년 17명이 실종됐었다. 실종자들이 ‘식인 살인자’ 장씨에 의해 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윈난성 주정부는 이 사건이 국제적으로 알려질 것을 우려해 보도를 적극 통제하고 있다. 윈난성에서 이 사건은 현재 인터넷 검색도 막아놓은 상태다.

중국 국무원 산하 공안부는 이달 초 이례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윈난성 진청진에 범죄학자까지 포함된 중앙정부 차원의 수사단을 보내 수사를 벌여왔다. 아울러 치안부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진청진 파출소장을 파면했다.

‘태아보신탕’
몸보신 파문

중국 정부가 ‘식인풍습’에 민감한 까닭은 과거 역사 때문이다. 중국은 야사 정사를 총합해 고대부터 식인문화가 존재해왔다.

근래에는 1950년대 말 산업화 초기의 정책 실패와 천재 기근으로 인한 ‘대기아’ 당시 생존을 위해 국지적으로 식인 문화가 자행됐고, 1966년~1976년 문화혁명 기간 동안 공산주의 이념에 위배되는 사상범들을 적발해 이들을 제거하는 상징적 통치행위로써 식인 행위를 자행한 기록이 있다.

한때 인터넷에서는 놀라운 소식이 떠돌기도 했었다. 홍콩의 한 잡지가 폭로한 소식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에서는 인민폐 3~4천 위안(55만~75만)이면 6~7개월 되는 태아로 고아 만든 보신탕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보도에서는 ‘태아 보신탕’의 한 단골손님이 기자를 데리고 광둥성 포산시에 있는 태아탕 전문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주방장은 ‘태아’가 지금은 없지만 태반은 싱싱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정말 태아탕을 먹을 생각이 있다면 며칠 더 기다리라고 했다.

그는 타지에서 일하러 온 부부가 있는데 지금 임신 8개월이라고 하면서 며칠 후 출산 촉진제를 써서 낳을 건데 만약 딸이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 먹기를
예술행위로

그 부부는 이미 딸이 두 명이 있기에 더 가질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이 몇 주간 들은 이야기는 많지만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어 주방장에게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며칠이 지나자 과연 소개를 해주었던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물건이 왔습니다. 날씨도 추워 몇몇 친구들이 마침 보신하려고 하던 참이라 같이 먹읍시다.”

소개한 사람은 기자와 함께 전에 갔던 그 음식점을 다시 찾았다. 주방에 들어가니 도마 위에 고양이보다 좀 큰 죽은 아기가 놓여 있었다. “5개월짜리라 좀 작네요.”라고 주방장이 미안한 듯 말했고 요리사는 한 손에 죽은 태아를 잡고 다른 한 손에 식칼을 들고 태아를 마치 돼지고기처럼 썰었다고 전해진다.

이어 주방장은 죽은 여아는 친구가 농촌에서 구해온 것이라고 했지만 얼마에 구입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고 가격은 월령과 죽은 상태인지 산 상태인지에 따라 다르다고만 했다. 소개한 사람은 자신은 한 번 먹는데 3~5천 위안이 든다는 것만 알고 있고 다른 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는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유산이나 낙태로 얻은 아기를 구해준 사람은 산파에게 몇 백 위안의 돈을 주는데 달이 거의 차고 또 살아 있는 아기라면 2천 위안을 아기의 부모에게 주어 입양한 셈 친다고 전했다.

아기가 음식점에 전달되었을 때는 모두 죽은 상태이며 그 전에 살아 있었는지 죽었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고 한다. 보통 태아탕에 들어가는 아기는 거의 다 여아로 이러한 끔직한 사건은 모두 중국공산당의 산아제한정책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광둥성에서 태아로 몸보신한 사실이 적발된 후 태아를 먹는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중국 현대파 예술가들이 또 다시 영아를 먹는 잔인한 뉴스를 만들어 파문을 일으켰다.

실종자들 ‘식인 살인자’에 의해 죽임 당했을 가능성
‘식인풍습’에 민감한 중국정부, 태아보신탕 적발로 ‘홍역’ 

지난 2003년 1월, 영국TV 제4채널에서는 중국 지하 ‘현대파 예술’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상을 방송했다. 방송에는 중국 쓰촨성 출신의 행위예술가 주위가 영아를 먹는 장면이 나왔다.

주는 전에 찍었던 ‘사람 먹기’라는 제목의 행위예술 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중 한 장은 그가 영아를 먹기 위해 물에 씻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었고 다른 한 장에는 영아의 팔을 잡고 입에 넣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그는 이 사진을 공개하기 전에 있던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은 확실히 그 영아를 먹었다고 밝혔으며 사진은 2년 전에 찍은 자칭 ‘예술작품’이라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영국 TV방송국은 많은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으며 한 남성은 백색페인트를 방송국 건물에 뿌리기도 했다. 이 시청자는 프로그램 시청 후 너무 분노해서 그날 밤 차를 몰고 런던에 있는 방송국을 찾아가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행위예술’을 모방해 백색 페인트를 방송국에 뿌렸다.

당시 그는 “영국TV 제4채널은 영국인들에게 가장 걷잡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현대예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내가 이렇게 한 것은 그 메시지를 실천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정 이런데
한국에서라고…

중국에서 7년 차 유학생활을 해 온 조모(41·여)씨는 “중국공산당의 캠페인 덕분에 중국사람들은 낙태, 피임 수술 등을 좋은 국민의 표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며 “당의 정책 때문에 임신적령기 여성들이 강제로 피임 수술과 낙태를 당하며 동물처럼 취급당하고 있고, 낙태된 태아나 영아들은 상품처럼 팔려나가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사람들에게 영아 먹기 예술이 나타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의 사정이 이런데 하물며 한국에서라고 다를 수 있겠냐, 어찌 수원지역 살인범의 인육조달 살인 의혹을 방조할 수 있냐”며 “대한민국 검·경찰은 한국에 인육 조달 차 온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살인도살자 오원춘의 과거행적과 배후를 철저히 수사하고 전모를 파악하여 공범들을 잡아들이고 국내법으로 엄단하여 대·내외 국제사회에 공표하고 다시는 이런 범죄가 한국에서 자행되는 일이 없도록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이어 “이런 일에 무슨 국제적, 정치적 눈치와 배려가 있을 수 있냐”며 “대한민국 검·경찰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며 대내·외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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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