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가 없지 않다. 미국의 실업률은 5%를 유지하고 있다. ‘완전 고용’에 근접한 수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지표는 고용과 물가다. 고용지표가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연준이 ‘이제 금리를 올려 경기 과열을 막아야 할 때’라고 생각할 조건이 갖춰졌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마켓워치는 11월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이번 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된다”고 전했다.
시장은 이미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달러는 급등했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떨어졌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대체 왜’라고 오히려 따질 기세다.
이미 알려진 재료는 시장의 재료가 아니다. 막상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결정되더라도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한 부분은 이미 시장에 대부분 반영됐다”면서 “16일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환율이나 금리, 주가는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속도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
옐런 의장은 지난 3일 열린 미 의회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의 속도는 경제상황에 달렸다”면서 “(달러 강세 때문에) 금리 인상 움직임에 보다 신중을 기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가 높아지면 돈값이 올라간다. 금리 인상은 달러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해들어 벌써 11% 가까이 올랐다.
달러가 높아지면 수출이 잘 안된다. 물건값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의 수출은 3년래 최저치까지 감소했다. 달러값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물가 수준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변수다. 옐런 의장은 ”우리는 물가 목표 달성을 향한 실제적 진전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기대하는 만큼 물가가 높아지지 않으면 연준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된다. 낮은 물가 상승률은 낮은 임금을 낳고 소비가 위축돼 결국 경제가 더 나빠지는 ‘일본식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연준이 이달 금리를 인상한 후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추가로 단행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16년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시장전망보다 완화된 수준이다. 릭 리더 블랙록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정상화는 매우 점진적일 것이며 절차 역시 통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