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100주년인데…대한민국임시정부 얼마나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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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13. 오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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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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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4월11일 창덕궁 인정전에서 열린 ‘입헌기념식에 참석한 임시정부 요인들.(독립기념관 제공)./©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올해로 99주년을 맞았다.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을 계기로 건립된 임시정부는 우리 민족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라는 점에서 큰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

헌법 전문에도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이 강조돼 있다.

내년이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고, 역사학계에서는 '정확한 생일'인 4월 11일로 기념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임시정부에 대한 인식은 점차 옅어져 가는 게 현실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무관심이 크다.

여행회사에서 일하는 김모씨(31)는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기억이 있지만 졸업하고 정신없이 살다보니 잊게 되더라. 기념일이 4월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취업준비생 장모씨(26·여)도 "사실 취업준비를 하는 데 역사 항목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보니 관심도 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 아마 임시정부 기념일이 며칠인지까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구모씨(23·여)는 "고등학교 국사시간 때도 임시정부에 대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도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될 만한 계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씨(27·여)는 임시정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시민이었다. 서씨는 "11일이냐, 13일이냐를 두고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들에게 알리는 부분일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11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학생 대표들이 대한민국 임시헌장 선포문을 읽고 있다.2018.4.11/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관심'이 전반적인 역사인식 부족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임시정부는 현재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뿌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아무래도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사가 한동안 입시제도나 공무원시험에서 빠졌던 기간이 꽤 길었다. 국사를 몰라도 불편함이 없었던 시절이다. 그때의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임시정부가 우리 역사에서 가지는 의의를 생각한다면, 현재 교육에서 그 비중이 좀 더 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양두영 부회장(양주 백석중 교사)은 "현직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역사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면서 "이런 기회를 계기로 국민들의 역사인식조사를 제대로 하고, 그것을 통해 현장에서도 반영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의견도 있었다.

김희곤 안동대 사학과 교수는 "광복이 된 이래 임시정부가 한 번도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광복 직후에는 남북 대결의 구도에서 남한은 임시정부를 계승했고 북한은 부정했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 일부 운동권 세력이 북한의 '민중사관'을 따르자 군부가 운동권 전체를 억누르기 위한 용도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가장 최근인 이명박 정부 때에는 뉴라이트 세력들이 등장해 '건국절'을 내세우며 임시정부를 부정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임시정부를 그 자체로 다루기보다는 정치적 논쟁거리가 있을 때마다 시류에 편승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임시정부가 정권교체나 정치적 유불리함에 휘둘리기보다는 그 자체로 인정받았을 때 왜곡없는 정확한 사실 전달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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